글로벌 취업도 ‘여풍’ 몰아친다
글로벌 취업도 ‘여풍’ 몰아친다
  • 김미량 기자 kmryang@
  • 승인 2006.05.04 12:11
  • 수정 2006-05-04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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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트레이드 시대 열리다

영국 런던의 BAT(British American Tobacco)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승희(38) 마케팅 이사. 그가 근무하는 5층 사무실의 직원 150명은 지구촌 60개국에서 모인 인재들이다. 92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진출한 미국계 다국적 회사에 입사한 이후 영국, 대만, 호주 등의 지사 근무를 통해 글로벌 경력을 쌓은 그는 2003년 다시 한국에 돌아와 BAT코리아에 입사한 뒤 지난해 다시 영국 본사 근무를 자원했다.

바야흐로 이제는 글로벌 ‘기업’을 넘어 글로벌 ‘인재’ 시대가 열리면서 구직시장의 국경을 낮추기 위한 2030 여성들의 도전이 힘차다.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접수한 해외취업 희망자 수는 6만 여 명. 이 중 취업 성공자 1621명 가운데 여성이 865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취업 전문가들은 기능·기술직 중심의 공단 해외취업 프로그램이 아닌 서치펌 등을 통한 해외취업 부분에서는 실제적으로 여성 취업이 더 많다고 말한다. 특히 언어만 잘하는 인재가 아니라 다양한 현장 경험형 인재 수요가 늘면서 해외취업 관련 프로그램에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많이 모이는 것 역시 일반화된 현상이 되었다.

해외취업 절반 이상 여성

경력컨설팅 전문기업 DBM코리아의 손종옥씨는 “국내 여성 취업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해외취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언어, 이력서 준비, 그리고 외국계 기업 근무 경력 등 여성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소개한 한승희 이사는 “한 회사에서 장기 근무를 하더라도 다양한 제품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경력관리를 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해외근무를 시작하면 ‘환상’은 버리라”고 충고한다. 해외취업에서는 국가, 인종 그리고 때로는 여성이라는 점까지 다양한 선입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철저히 능력을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이사는 “국제적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이들은 탁월한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국적이 아닌 개인의 능력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베트남계 무역회사 SAMHEE INTERNATIONAL INC 뉴욕지사 홍보담당으로 근무하는 김지현(29)씨는 지난 4월 해외취업에 성공한 경우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김씨는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에서 4개월간 출판 관련 인턴으로 근무한 뒤 취업에 성공했다.

세계는 현장 전문가 원한다

김씨는 “선진국 전문가는 워낙 많아 처음부터 저개발 국가 전문가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지사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다 보니 언어구사 능력도 제각각”이라며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만 있다면 해외근무를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김씨는 앞으로 대동남아시아 무역 홍보에 관한 전문가로 경력을 만들어 갈 참이다.

최근에는 사회경험이 전혀 없는 대학생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국제기구 근무를 희망하는 이경아(25·숙명여대 문화관광·정치외교 4)씨는 이번 학기부터 학교의 글로벌인적자원개발센터가 마련한 ‘글로벌 잡 스쿨’ 과정에 등록했다.

“친구들 대부분이 어학연수 등 외국생활 경험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기업 또는 국제기구 등에 진출하고 싶어한다”는 이씨는 수준 높은 영어공부를 위해 일부러 원어강사 강의를 신청해 외국인 교수와 교류를 하고, 국제회의 자원봉사를 하는 등 나름대로 해외무대 진출을 위한 경력관리를 하고 있다.

이씨는 “해외취업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이 과정을 통해 내게 부족한 것과 필요한 것에 대해 명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글로벌인적자원개발센터 조현주 팀장은 “글로벌 인재란 글로벌 경험과 능력을 갖춰 언제 어디서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며 “예를 들어 과거 외교관 지망생이 외무고시만 준비했다면 이제는 실제 다른 나라에서 실무를 경험한 필드형 인재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이어 “학생들 중에는 무조건 선진국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선진국에서 단순한 업무만 하다 돌아오면 경력에는 어떤 도움도 안 된다”며 “나라보다 ‘일’을 보고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철저한 능력…몸값을 높여야

한편 회원 수가 6만 명에 달하는 중국취업 전문사이트 차이나통(www.chinatong.net) 엄주호 팀장은 “지난해 1년 동안 중국 현지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28%나 증가했다”며 “구직에 있어 국경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엄 팀장은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국내 법인이 없는 현지 기업에 직접 지원할 경우는 주재 대사관과 코트라(KOTRA) 사이트를 이용해 해당 기업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할 것”을 권했다.

글로벌 인재되기 첫 걸음
이제 기업은 영어만 할 줄 아는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 젊은 인재들도 안정적으로 돈만 버는 직장보다 스스로 다양한 경험을 통한 글로벌 인재가 되려고 노력한다. 시장 개방과 함께 코앞에 다가온 워크 트레이드(Work Trade) 시대. 글로벌 인재를 향한 첫걸음 5계명을 소개한다.

첫째, 외국어는 생존의 기본 요건.

현지 근무자를 원할 경우 외국어가 능숙한 3∼5년의 경력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기회가 왔을 때 시작하면 늦는다. 미리미리 준비하자.

둘째, 유리한 직종과 나라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라.

능력에 자신 있어도 어느 분야나 취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문 직종의 경우 아직까지는 현지 졸업자가 아닌 경우 개인적으로 취업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경력이 필요한지, 어느 나라가 유리한지 꼼꼼하게 살펴보자.

셋째, 알선업체를 함부로 믿지 마라.

자유롭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직접 해외 사이트나 국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해외취업을 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민간 알선업체를 활용할 경우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상담할 수 있는 업체인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넷째,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아라.

파티 형식의 비즈니스가 많은 외국의 경우 좋은 대인관계와 다양한 지식은 성공의 기초적 조건이다. 다양한 분야의 서적, 국제적 이슈 등을 놓치지 마라.

다섯째, 해외취업의 장·단점을 고려하라.

선진국에 진출할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국제적 마인드도 갖추게 돼 경력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어, 현지 물가, 문화 차이 등이 능력 발휘의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도움말=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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