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행정경험으로 지역 발전에 힘 보탤 것”

서울대 법대 졸업, 정무2장관실 조정관(3급), 서울시 여성정책보좌관(1급), 청와대 여성정책 비서관(1급).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성북구 제4선거구 시의원에 한나라당 후보로 도전하는 안희옥(65)씨의 경력은 화려하다. 주변에서 오히려 ‘국회의원으로 나가도 손색이 없는 경력’이라고 말할 정도. 그러나 안 후보는 단호히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33년간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했다. 나의 노하우를 쏟아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로 삼겠다.”

60년대 서울시 9급 행정직으로 공직 세계에 발을 디딘 뒤 28년간 시 공무원으로 일한 안 후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여성정책비서관을 끝으로 행정직에서 물러났다. 은퇴 뒤에는 성북청소년수련관 관장을 맡아 청소년 문화활동 활성화에 힘썼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 그를 일터로 부른 것은 한나라당이었다.

“시의원의 의정활동은 권모술수, 정쟁 등이 연상되는 정치와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 행정 전문가의 경험을 살려 시 예산이 한푼이라도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도록 감시하겠다.”

그가 도전하는 성북구 장위동과 석관동 지역의 인구는 8만여 명. 장위동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뉴타운으로 지정을 받은 반면 석관동은 제외됐다. 안 후보는 “당선이 되면 석관동을 뉴타운에 편입시키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를 지역에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신나는 교육·문화 타운으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예비 선거운동 기간인 요즘 안 후보는 남편 박동식(72)씨와 함께 매일 1000장 이상의 명함을 돌리고 있다. 자신을 대신해 유권자들을 만나 깍듯이 인사하는 남편은 가장 든든한 협력자다. 박씨는 선거비용으로 고민하는 아내를 위해 은행에서 5100만 원을 대출 받아 아내에게 건넸다. 5100만 원은 법적으로 후보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쓸 수 있는 최대 비용이다.

“부부 사이지만 꼭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썼다. 현재 선거법은 후보가 유효 투표의 15%를 얻으면 선거비용을 모두 돌려 받을 수 있다.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서 남편에게 진 빚을 반드시 갚겠다.”

안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여성이란 점과 연세가 듬직해 믿음직스럽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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