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는 어린이집 생활을 즐거워했다. 우리도 안팎으로 야물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날마다 자연 나들이를 하는 아이는 햇빛과 바람과 비를 맞으며 단단하게 자랐다. 산에 올라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손을 내밀어 자기보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저녁에 데리러 가면 하루종일 놀았으면서도 “더 놀고 가겠다”며 나를 어린이집 마루에 눌러 앉히기 일쑤였다.

그리고 우리 부모들도 아이 못지않게 어린이집 생활을 즐겼다. 아이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어떤 때는 아이를 위해 다니는지 우리들이 재미있어서 다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아빠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여기는 어린이집이다 보니, 육아를 엄마의 몫으로만 돌리는 아빠들은 거의 없었다. 남편도 육아에 적극 동참했다. 그러니 내 생활이 한결 수월했다.

어린이집 부모들은 모임이 있는 날에는 ‘모임 때문에’ 만나고, 모임이 없는 날에는 ‘보고 싶어’ 만났다. 아이가 놀다가 다른 집에서 잠들면 아이는 그냥 그 집에서 자고 왔고, 가끔 우리 집에서 그렇게 자고 간 아이들도 있다. 어쩌다 부부싸움을 한 뒤에는 아이를 다른 부모에게 맡기고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아파트 문을 닫고 들어가면 앞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르는 각박한 도시에 살면서, 이렇게 믿는 이웃들이 생긴 것이 너무 좋았다.

물론 공동육아가 완벽한 보육시설은 아니다. 조합원들이 늘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다. 나이, 직장, 경제력, 살아온 환경 등 각각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시간 투자도, 재정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공동육아를 울타리 밖에서 들여다보면 유별난 부모들의 별스러운 육아방식으로 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울타리 안에 들어가서 경험한 공동육아는 아이 때문에 만난 평범한 어른들이, 아이와 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하기를 꿈꾸며 만들어 가는 터전일 뿐이다.

나는 공동육아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낸 삶의 가치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예컨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 이웃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젠 이것을 더 많은 아이들, 더 많은 어른들과 나누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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