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첫 메시지, 증시 어디로’ ‘버냉키 코멘트 주시, 채권시장 사실상 개점휴업’ ‘유럽증시 FOMC 관망, 강 보합세’….

얼마 전까지 신문의 경제면을 장식했던 헤드라인들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3월 29일(현지시간 28일)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각국의 금융시장이 초미의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FRB나 FOMC가 정확히 어떤 기관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미국 FRB는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같은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즉 미국 국내 및 국외에 통용되는 달러의 통화량과 미국 국·공채 금리 및 이에 따른 물가 조절 등의 일을 하는 기관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이 FRB의 결정 및 주요 일정에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이유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는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기관이 바로 FRB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왜 중앙은행을 연방준비제도라고 부르는 것일까.

미국이 넓은 나라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호수 하나가 남한 면적보다 큰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중앙은행이 미국의 전 국토를 관할하기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미국 전역을 12개의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에 한 개의 지역 준비은행을 두고 있다.

미국의 시중은행들은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이들 각 지역 준비은행에 자신들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 계좌를 통해 서로 거래를 하는데, 이때 시중은행이 거래를 위해 지역 준비은행에 있는 자신의 계좌에 자금을 예치해 두는 것을 ‘준비금(Rese

rve)’ 이라고 부른다.

이 준비금은 시중 은행들의 일상적인 은행 간 거래에서도 사용되지만, 준비은행이 이 준비금을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시중은행들이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준비금을 올려주면 시중은행들이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고, 반대로 내리면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연방준비제도는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준비금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제도를 ‘연방 준비제도(Federal Rese

rve System, 줄여서 Fed)’라고 부르고, 이 Fed는 연방준비제도의 ‘이사회(Board of Governors)’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FRB(Federal Reserve Board)로 부르는 것이다.

또한 FRB에서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기구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 한국은행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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