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신 내 사업”…“현장서 배우자”

대학생 창업 열기가 뜨겁다. 취업난을 피해 일찌감치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경쟁력으로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의 영향으로 ‘창업’을 ‘현장 경제·경영 공부’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느는 추세다.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에서 매년 진행하는 ‘대학생 인터넷 창업경진대회’의 대학생 참여율은 매년 40%씩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참가한 대학생(39%)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옥션 측은 “지난 대회에 배화여대 전교생 3541명 및 총장 이하 교수진 전원이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김영민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 회장은 “초기 창업 동아리는 대부분 남학생이었지만 요즘엔 7000명 회원 중 40%가 여학생으로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근래 대학생 창업 트렌드에 대해 김 회장은 “최근 대학생 창업은 99년도 창업붐이 일던 시기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성공 확률은 더 높아졌다”며 “이는 ‘무작정 창업파’가 감소한 대신, 온라인 유통(IT서비스)에서 먼저 시장을 배우는 등 체계적인 접근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여대생 창업은 ‘수공예 창업’이 대부분으로, 의류, 패션 소품, 액세서리 판매 등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과 교수는 “성공적인 창업은 높은 매출이라기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성공적인 창업으로 주목받는 학생들은 틈틈이 경제공부 커뮤니티에 가입해 거시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환 옥션 SD(Seller Development)팀장은 “창업 대학생들은 똑같은 제품이라도 감각적인 표현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반짝이는 아이템으로 성공한 뒤 지속적인 물품 공급이 어려워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일회 판매가 아닌 이상 새로운 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팀장은 “처음부터 매출이나 성공에 집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온라인 창업은 구매, 판매, 수익분석 등 기업 경영의 간접경험을 살릴 수 있는 만큼 실물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 CEO가 되지 않더라도 경험을 쌓겠다는 마음자세를 갖춘다면 금전적 이익보다 많은 소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공 사 례

대학생 창업도 투자가 필요해요

이윤아씨, 대학 2학년 창업…평생직업으로 발전

대학 2학년 때 창업한 이윤아(25)씨. 현재 저가 액세서리 쇼핑몰과 30만 원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고가 주얼리 쇼핑몰 두 개를 운영하며 월매출 1000만 원을 올리는 2년차 사업가가 되었다. 이씨의 하루는 남대문·동대문 시장에서 시작된다. “인터넷이 아닌 시장에서 트렌드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그의 성공 원칙은 부지런함이다.

이씨의 쇼핑몰이 고객을 유인하는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다. 대부분 판매자가 직접 촬영을 하지만 그는 제품당 2500원이라는 촬영비를 투자한다. “투자는 곧 매출 증대”라는 그는 싸이월드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돈 안 들이는 홍보에도 열심이다.

그는 벼락같이 유행하는 제품은 5종 이상 판매하지 않는 전략으로 쇼핑몰의 개성을 유지하고, 교환이나 반품 등으로 인한 재고는 이벤트에 활용해 단골 고객 관리에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해 평생직업이 되었다”는 그의 목표는 2년 후 일본에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다.

‘감동 마케팅’으로 단골 확보

최인애씨, 가격경쟁 피해 전문 상품으로 승부

지난해 4월 창업한 최인애(23·대학 4)씨는 페로몬 향수 한 종류만 판매하며 월 200만∼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졸업반이지만 벌써 취직이 된 최씨는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 향수 숍을 ‘투잡’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그래서 그는 독립 쇼핑몰을 구축하는 대신 옥션에 개점했다. “사이트 관리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제품을 전문 판매하는 것도 운영을 단순하게 할 수 있어 투잡의 조건에 알맞다.

최씨는 “기능성 향수이기 때문에 고객층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단골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상품 배송 시 감사의 말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쪽지를 함께 보낸다. 그리고 고객의 질문과 불만사항을 직접 전화로 상담한다. 처음 80만 원 정도에서 시작한 매출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최씨는 “창업 아이템을 정하고 도매상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며 “아이템 못지않게 가격, 그리고 이익률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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