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직업을 가진 생산자’로 여성은 ‘가사노동·소비자’로

“산업사회에 들어와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증가했다. (중략) 맞벌이 부부 가정의 증가는 곧 자녀 교육의 문제로 연결되었다. 더욱이 오늘날 이혼율이 증가함에 따라 가족해체 현상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고1 사회교과서, ㅈ출판사)

여성 경제인구 1000만 시대, 서울시장과 국무총리 후보로 여성이 강력하게 거론될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 그렇지만 교과서 속에선 가족 해체나 이혼율 증가 등 사회문제가 늘고 있는 것이 여성의 사회진출 때문이라는 논리가 반복돼 여성 사회활동에 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한국여성개발원 정해숙 부원장은 “7차 교육과정 교과서에선 남녀의 출현 비율이 6대 4를 이루는 외형상의 발전을 보였지만 남성은 직업을 가진 생산자로, 여성은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소비자로 그리는 등 전통적인 성 역할 고정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교장과 교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정책을 연구하는 장학사나 연구사도 여성이 적다”면서 정책연구 단계에서 여성인력의 참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한 “교과서 실행본 운영 단계에서라도 양성평등적인 부분을 점검하는 심의기구 마련 등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교과서를 비롯해 학교교육에서의 양성평등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전문가들은 정책연구 인력의 여성 비율을 높이고 양성평등 심의기구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과 서영주 과장은 시·도 교육청별 양성평등교육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없다는 것을 큰 문제로 꼽는다. 그는 “양성평등 교육이 학교정책과, 중등교육과, 평생교육과 등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다른 업무를 겸임하면서 전문적인 업무수행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4일 전국 시·도 교육청 양성평등교육 담당자들과 가진 협의회에서 ‘양성평등교육 활성화방안’ 7개 분야 25개 과제를 내놓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방안은 양성평등 교육과 관련한 최초의 중장기 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양성평등 교육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교육청에 양성평등 교육전담팀을 설치, 교원·전문가·지역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로서의 양성평등교육위원회의 구성, 교원 대상 연수 강화, 양성평등교육 추진 실태 평가 등을 포함한다. 이번 계획의 추진을 담당한 박교선 연구사는 “양성평등교육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양성평등 교육 촉진법을 추진 중이며 2007년 4월 국회 상정을 목표로 정책연구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양성평등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정부에선 교육인적자원부와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양성평등 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0년부터 연 1회 개최해 온 ‘양성평등 글짓기 대회’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외에도 교육청과 학교별로 양성평등을 주제로 하는 문예행사를 실시하고 ‘양성평등의 날’을 운영하는 등 관련 행사를 통해 양성평등의 실천을 계획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교육부 및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양성평등 연구학교를 운영 중이다. 2006년 교육부 지정 연구학교는 모두 6개로 서울, 부산, 인천, 광주, 경기, 충남에 1개씩이다. 연말엔 양성평등교육 유공자 표창을 통해 교사들의 사기 진작에도 힘쓰고 있다. 교사나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을 위한 양성평등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역별 주부교실을 이용한 성인 대상의 양성평등 교육도 예정돼 있다.

또한 대학의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연 1회 양성평등조치 우수 대학을 선정해 발표한다.

국공립 4년제 일반 대학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조치 계획의 실적을 평가하는 양성평등조치 우수 대학 선정은 대학의 교원임용 및 의사결정 참여에서 성별 균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 올해 2월엔 충남대, 제주대, 강원대, 창원대가 선정된 바 있다.

여성가족부는 2005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양성평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05년 4월엔 초등학생을 위한 ‘아동기 양성평등의식 교육프로그램’을, 12월엔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 양성평등의식 교육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앞으로 성인용까지 단계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양성평등 의식 고취를 위한 행사로는 ‘양성평등교육자상’이 있다. 99년부터 실시해 온 ‘남녀평등교사상’을 확대 개편해 2005년부터 교사를 위한 ‘양성평등교육 우수사례’와 초·중·고등학교 교장 및 교감을 대상으로 한 ‘양성평등교육자상’으로 나눠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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