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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차원에서 여성채용목표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공사에서는 잘

실천되지 않았습니다. 공채 사장으로 부임하시면서 여성채용목표제

를 실시하시니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어떤 것입니

까?

“한국전력공사에는 올해 공채 합격생이 4백40명이 있습니다. 현재

경제난으로 채용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인데 여성합격생 28명 전원

을 우선적으로 발령을 내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또 한 가지는 우

리 직원들이 임시직과 정식직원으로 이원화 해 있고 구조조정을 하

게 되면 임시직이 먼저 나가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여성들이 임시

직에 많이 포함돼 있는 상황인데 여성 임시직 중 20명을 정식직원으

로 전환하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 장 사장님이 부임하기 전까지 여직원들의 상황은 어땠습니까?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그동안 여성은 단순반복적인 역할을 맡는

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주로 보조적인 부분에서

여성인력을 써왔습니다. 대졸여성들도 소수 있었지만 승진 적체 등

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간부직까지 진출한 여성들은 별로 없습니

다. 얼마전에 부장 한 사람이 사직해서 현재 과장급에 5명이 가장

고위직 여직원인 셈입니다.”

국가경제 발전 위해 여성인력 활용 필수

- 장 사장님은 평소에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이론을 주장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불 이상인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최고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서 신

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저는 여성에게 특

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하여 여성인력 활용을 극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강제적으

로라도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공정하게 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 겁니다.”

- 사장님의 의지는 반갑지만 기존 조직내의 반발도 있을 텐데요?

“반론이 있겠지요. 그러나 21세기를 지향하는 마당에서 해야 할 일

은 과감하게 진행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김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

게 생각하는 일이 남북통일 다음으로는 여권신장입니다. 한국전력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여성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회를 오래 체험했고

그런 사회체제의 장점과 미래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먼저 알게

된 사람으로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도의적 의무가 있다고 생

각합니다. 내가 힘이 있을 때 할 일을 해야지요.”

- 이번 여성채용목표제가 한국전력이 남녀평등한 조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내 임기 몇년 내에 여성들이 간부급으로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합

니다. 지금 기껏해야 과장이 최고위직인데 지금 직제 아래서는 과장

에서 부장되는데 소요되는 기간만 10년입니다. 저는 앞으로 길을 닦

아줄 뿐입니다. 그 이상의 변화는 사장 의지만으로는 안된다는 얘깁

니다. 좀더 강력한 정책적 지지가 있어야죠.”

열린 직장문화 만들어갈 터

- 한전뿐 아니라 공사들이 폐쇄적이고 경직된 인상을 주고 있는데

이를 위한 개선책을 생각해보셨습니까?

“취임해서 인사차 최고위직 간부들과 내 사무실에서 부부동반으로

만난 적이 있어요. 그중 근무 연한 33년이 된 분의 부인이 남편 사

무실에 와보는 게 처음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앞으로는 아래 직원들에게 까지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 열린 직장문

화를 만들어갈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딸들을 직장에 데려오

는 운동을 펴고 있는데 굉장히 호응이 좋아요. 다른 데 홍보할 게

아니라 3만8천2백명이나 되는 한전 직원들의 가족들에게서 좋은 소

리가 나가면 그게 대단한 홍보가 될 겁니다.”

- 검침원에 여성들을 채용해서 주부들이 좋아했는데 검침작업을 자

동화 할 계획이 있습니까? 그렇게 될 경우 여성들에게는 또 하나의

실업 위기가 닥칠텐데요.

“검침을 자동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고 연구 지시를

해뒀습니다. 연구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자동화가 굉장한 우위를

가진다면 모를까 약간의 우위만 갖는다면 고용창출 면까지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공사들에 대한 민영화 문제가 논의 중인데 장 사장님의 생

각은 어떻습니까?

“공사마다 장단점을 파악해서 결정해야 할 겁니다. 민영화의 약점

도 충분히 고려해야지요. 만약 한전을 준비없이 민영화 한다면 큰

일입니다. 전기란 국가의 생명줄이고 혈관과도 같은 겁니다.”

IMF 해고 안하는 것 최대 희망

- 한전 자체적인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본래의 역할 이외의 자 회사들은 모

두 정리한다는 방침입니다. 20여 자회사들이 있는데 이중 꼭 필요한

자회사들은 남겨야겠지만 외부에서 활용가능한 자회사들은 정리해야

겠지요.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8백명 직원들

이 명퇴 신청을 했는데 재원을 마련하는 대로 명퇴자를 수용하고 신

규채용을 하지 않는다면 감원안해도 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IMF로 한전직원들이 해고당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 저의

최대희망입니다.”

한전 사상 ‘공채사장’ 1호의 기록을 갖게 된 장영식 사장은 반독

재투쟁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도미, 경제학 교수로 33년간 재직

했다. 미국서 연마한 지식을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동기

와 ‘한전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에서 한전

사장 공채에 응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인 이금순 씨 사이에 남매

를 두었다.

장남은 코넬대학 졸업 후 보잉사 엔지니어로 13년째 근무 중이며

장녀 역시 코넬대학 졸업 후 노동조합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활약하

고 있다. 여성 사회학자인 충남대 장하진 교수, 소액 주주운동에 열

심인 장하성 교수 등을 조카로 둔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집안’

이다.

'김효선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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