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W 성매매근절 범세계적 서명운동
Solwodi “강제성매매는 빨간카드” 구호

“축구와 섹스를 함께 즐겨라?”

6월 9일 독일에서 개막하는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주요 도시 경기장 근처에 대규모 성매매촌이 들어설 예정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여성·인권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가 열리는 12개 도시 중 베를린, 도르트문트, 쾰른시의 경기장 주변에서 ‘성행위 박스’라고 불리는 ‘섹스 오두막’ 등이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시의 묵인 아래 남성 관광객들에게 ‘섹스 서비스’를 제공할 성매매 여성 4만 명을 수입할 것으로 보여 강제 성매매와 인권 유린도 우려되고 있다.

조영숙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소장은 “성매매가 법으로 허용된 네덜란드, 독일, 헝가리, 스위스의 성매매 산업 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면서 “돈을 벌 목적으로 가난한 국가의 여성들이 대거 독일로 몰려들 것이며 이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CATW: Coalition against Trafficking in Women)은 지난 1월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개인과 단체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CATW는 성명을 통해 ▲성매매는 스포츠가 아니다 ▲여성의 몸을 섹스의 도구로 취급하는 것은 ‘평등·상호존중·차별금지’라는 스포츠의 국제적 규범에 어긋난다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는 명예로운 남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는다 ▲성매매 알선 조직을 단호히 거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2월 19일 기준, 전 세계 8500여 명이 CATW의 주장에 공감하며 서명했다.

CATW는 이미 독일정부, 메르켈 총리, 독일축구협회와 메이어 포르펠터 협회장에게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동안 여성들에 대한 성적 착취를 막아줄 것, 인신매매 금지와 남성들이 성매매를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 ‘성행위 박스’ 설치는 최근 독일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기독교단체와 독일여성협의회,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의 연대(Solwodi) 등 종교·여성단체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일부 시 관계자와 시민들은 관광수입을 올리면서 성매매를 공개화해 에이즈 등 질병 확산을 막는 방법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종교단체와 함께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이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 목표는 인신매매와 강제 성매매 반대, 성매매 피해 여성 보호로 요약된다. 독일여성협의회의 슬로건은 ‘종료 호루라기: 강제 성매매는 끝나야 한다’이며 Solwodi는 ‘빨간 카드를 보여주자: 인신매매와 강제 성매매는 성착취 빨간 카드다’란 구호를 내걸고 있다. Solwodi는 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월드컵 기간에 성매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지 말라’고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남성들에게도 ‘성매매는 인권유린’이란 인식을 심어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들 캠페인에 동성애자인 것으로 알려진 현 베를린 시장 보베라이트가 개인 신분으로 동참하고 있다.

독일의 언론매체인 ‘젊은 세상’은 인터넷판에서 경기장 주변 성행위 박스 설치와 관련한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 “수치스럽다는 의견도 많지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쾰른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주민들은 성매매 허가 지역이 경기장 주변에 한정됨으로써 음성적으로 주택가로 퍼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송문의 튀빙겐대학 한국학과 교수는 “이곳의 여성단체들은 외국인 성매매 여성의 유입을 막아야 하는 이유를 강제 성매매 가능성과 인권유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정숙 독일 브레멘시 여성의집 간사는 “독일에선 성매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은 거의 없다”며 “그보다는 실제적인 강제 성매매 대상이 되는 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당국이 제시하고 있는가에 논의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간사는 “단체들이 구호로 내걸고 있는 궁극적 목표를 생각해보면 강제 성매매 대상이 된 여성들이 인권유린을 당하지 않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조처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월드컵조직위원회는 TV, 플래카드, 포스터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남성 고객들이 강제 성매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줄 것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성매매촌’ 주변국가들 비상

스웨덴·영국정부 우려 표명

3월 EU회의서 대책 논의

98년 성매매를 불법화한 스웨덴 정부는 2월 21일 열린 브뤼셀 유럽연합(EU) 장관협의회 회담에서 독일 정부가 여성 인신매매에 따른 성매매 행위에 대해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담에서 토마스 보드스톰 스웨덴 법무부 장관은 “상업적 섹스는 월드컵 경기 때 인신매매를 부추기므로 금지해야 한다”며 “스웨덴은 성매매 금지 이후 여성 인신매매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고민스럽다. 더타임스의 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테사 조웰 문화장관이 데이비드 베컴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 코치에게 “여성을 성적학대로부터 보호하라”는 편지를 보냈다.

조웰 장관은 “4만여 명의 성매매 여성이 몰릴 것이라는 월드컵 사태에 소름이 끼쳤다”면서 “국제적인 큰 체육행사가 열릴 때마다 성매매 여성들이 몰렸으므로 축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성매매와 관련한 각국의 문제제기를 고려해 3월에 열리는 EU회의에서는 각국 경찰 간부들이 모여 독일월드컵에서의 성매매 및 여성 인신매매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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