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상식 앞서 후보작 발표

전세계 영화인과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제78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이 3월 5일 오후 8시(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개최된다. 이에 앞서 발표된 후보작들에선 휴먼 드라마나 미국적인 역사물에 후한 점수를 주던 예전의 성향과는 달리 동성애, 인종 차별, 국가 간의 갈등과 같은 정치·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영화들이 부각돼 주목을 끌었다. ‘동성애’는 이번 아카데미 영화상의 중요한 ‘코드’로 떠올랐다.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대만 출신의 동양인 감독이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인 ‘카우보이’를 소재로 하며 남성성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카우보이들의 ‘동성애적’ 사랑을 이야기한 영화다.

또 다른 작품상 후보작인 베넷 밀러 감독의 ‘카포티’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인 트루먼 카포티의 실화를 통해 사형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주인공인 트루먼 카포티가 동성애자로 설정돼 있다. 트랜스젠더를 주인공으로 한 ‘트랜스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유명한 동성애자 가수 윌 영이 극중 가수로 출연하는 ‘미세스 헨더슨 프리젠츠’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이번 후보작들이 이데올로기나 동성애 등 사회적 이슈를 골고루 배치한 듯 보이나 스티븐 스필버그나 이안 같은 거장들에 대한 우대의 의미가 강하다”고 평했다.

그 밖의 작품상 후보들은 정치적 갈등이나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삼았다. 93년 ‘쉰들러 리스트’에 이어 다시 한번 작품상에 도전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뮌헨’은 72년 뮌헨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의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살해당한 사건 이후 두 나라 간의 복수와 정치적 갈등을 감독 나름의 시각으로 구성해냈다.

미국 내 인종차별의 현실을 신랄하게 표현한 폴 해기스 감독의 ‘크래시’와 매카시즘 열풍이 맞서 진실을 보도하려는 방송국 앵커를 그린 조지 클루니 감독의 ‘굿 나이트 앤드 굿 럭’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78번째 아카데미 최대의 히로인은 누구?

번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작의 여성 주인공들은 직장 내 성희롱이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여성과 고전 속 인물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여성 배우는 ‘노스 컨추리’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샤를리즈 테론이다. 미국 최초로 여성이 승소한 성희롱 소송인 84년의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을 다룬 이 영화에서 테론은 남자 동료들의 성희롱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여성 노동자를 연기했다. 2004년 ‘몬스터’에 이어 다시 한번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함께 출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앙코르’의 리즈 위더스푼도 여우주연상 후보. 미국의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 역으로 영화 속 노래와 연주를 직접 소화해냈다. ‘위기의 주부들’로 낯익은 배우 펠리시티 호프먼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은 ‘트랜스 아메리카’는 여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을 앞둔 ‘트랜스젠더’인 주인공이 아들을 찾아 미국을 여행하는 이야기. 코믹함 속에 가족과의 화해를 그린 감동이 녹아 있다.

또 다른 여우주연상 후보는 제인 오스틴의 유명한 소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오만과 편견’의 카이라 나이틀리와 2차대전 시기 영국의 한 극장을 사들여 여성 누드쇼를 공연했던 헨더슨 부인의 실화를 그린 ‘미세스 헨더슨 프리젠츠’의 주디 덴치이다.

또한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인권운동가를 연기한 ‘콘스탄트 가드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레이첼 와이즈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아카데미 영화상은 2005년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2004년의 ‘몬스터’, 2003년의 ‘시카고’와 ‘디 아워스’와 같은 여성 주인공이 부각된 영화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준다. 일본 게이샤를 다룬 영화 ‘게이샤의 추억’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기술적 부문에만 한정돼 작품성이나 연기는 인정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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