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원내 대표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 대표
  • 글= 박이은경 편집장 pleun@, 사진= 정대웅 기자 asrai@
  • 승인 2006.01.27 11:57
  • 수정 2006-01-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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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요즘은 여성을 공천해야 선거에 유리”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국회 정상화의 조율타수로 주목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60) 원내대표. 이 신임 원내대표는 재야운동권에서의 투쟁 경력, 박근혜 대표와의 노선 조율, 그리고 1월 24일 선출된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의 여야관계 개선 등 다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국회 개원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내가 원내대표라고 해서 내 의지대로만 하면 안 된다. 반대의 목소리라도 줄일 안을 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2월 안엔 어떻게든 국회가 개원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입장.

“난 양성평등을 넘어 여성 우선주의자”라는 여성 친화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 원내 대표는 현재 중선거구제로 돼 있는 기초의원 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꾸면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지역구 여성 30% 공천 ‘권고’ 조항을 ‘의무’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선 도시에선 여성 후보가 많고 농촌에선 여성 후보가 거의 없는 도·농 격차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천도 요즘은 여성에게 주는 것이 유리하고, 특히 지방의회의 경우 여성이 더 적합하다는 평도 있으니까 도시에선 여성 30% 공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한때 서울시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서울시장 후보 추대 움직임에 대해 “우리 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생각하는 그 누구라도 이번 선거에서 강 전 장관을 이길 것이다. 서울시장 자리는 인기만으로 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국회가 공전 중이다. 어떤 돌파구를 찾고 있나.

“사학법은 내용으로 들어가면 복잡하다. 그래서 그 큰 가닥으로 대학과 초·중·고를 분리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초·중·고 과정엔 전교조,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은데 가뜩이나 열악한 사립 중·고등학교와는 사정상 맞지 않다. 관계 교육청이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얼마든지 감시할 수 있을 거다. 사립 중·고등학교는 대학과는 교과과정, 운영시스템, 학생 수 등 모든 면에서 다른데, 사학법을 통해 이것들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포함시켜 버리는 것은 잘못이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신임대표와는 예술적 감성이 비슷하다고까지 하며 호감을 표시하셨는데, 여야 관계가 앞으로 잘 될 것 같나.

“김한길 대표는 소설가 출신이고, 나는 국어교사로 연극도 해봤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다. 김 대표도 ‘말로 해서 안 될 게 뭐 있겠느냐’ ‘해보자’라는 입장이니까 이달 안으로 여당과 타협해 국회를 개원해 보려 한다.”

-재야운동 때부터 여성단체들과 활발히 교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과 가까이 지냈다. 뭐 활동을 같이 한 것은 아니지만, 후원하고, 행사가 있을 때 참여하고. 원내에 들어와서는 별로 여성단체들과 교류가 없었다. 이번 17대 국회 들어선 겸임위원으로 여성위원회에 들어갔다. 그런데 원내대표가 돼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됐다.”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이번엔 여성들의 출마 움직임이 특히 활발한데, 지역구 30% 여성 공천이 의무조항이 돼야 한다고 여성들은 주장하고 있다.

“도시가 아닌 농어촌에서 여성 후보들을 내기가 힘들기에 전체적으로 여성 30% 공천을 의무조항으로 하면 그 수를 채울 수 없을 것이다. 또 공천은 당선 가능성을 놓고 하는 것이고, 선거는 운동이 아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능력과 조건이 비슷하다면 여성을 뽑겠다는 유권자들의 응답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실 조사만 그렇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진보정당이 좋으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놓고 실제 선거에선 진보정당을 안 뽑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내가 민중당 경험을 해봐서 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의 경우 출마하려는 여성들의 의지가 상당히 적극적인데, 여성 30% 할당을 한다고 해서 수 채울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수도권은 그냥 둬도 될 것이라고 본다. 공천도 요즘은 여성에게 주는 것이 유리하다. 지방의회 같은 경우 여성이 더 좋다는 얘기들도 하니까. 하여튼 이번 지방선거에 나오는 여성들을 신경쓰고 있다.”

-현재 우리 여성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일자리가 없다는 것, 그리고 육아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가장 현안으로 보고 있다. 출산 장려비 지급은 별로 매력이 없고, 우선 여성들이 애를 낳아서 초등학교 보낼 때까지 들어가는 모든 보육비는 국가가 대야 한다. 재원 마련이 힘들다고? 국방비나 행정수도 이전 등 다른 데 들어가는 돈을 줄이면 되는 것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재오 원내대표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0여 년간 중등 교사 생활을 거쳐 재야운동에 몸담아온 대표적 정치인. 91년 민중당 사무총장을 맡아 정치 실험을 한 뒤 96년 신한국당으로 15대 국회에 진출했다(서울 은평을). 16대, 17대를 거치면서 원내총무, 사무총장,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등의 중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02년 서울시장인수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공식적·개인적으로 친밀하다는 평. 이 시장도 이 원내대표에 대해 “사실상 나를 시장으로 만들어준 사람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번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박근혜 대표-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리전 격으로 간주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2003년부터 6·3동지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6·3동지회는 64년 한·일 국교 정상화 회담을 굴욕적 회담으로 규정하고 전국적으로 반대운동을 폈던 6·3세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 모임엔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나라당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대권주자들이 포진해 있다. 이 원내대표는 대권주자 동지들에 대해 “누가 대권을 잡아도 손색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공평히 후한 평을 준다.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는

이재오 원내대표는 한때 박근혜 당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 신랄히 평한 적도 있다. 지금은 “비주류 강경파, 반박파, 대표격 딱지를 떼달라”고 주문하는 실정.

“박 대표는 당의 대표이고 나는 원내대표니까 비록 투 톱 체제라고는 하지만 당 대표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는 입장으로 “매사에 의논을 하며 서로의 뜻을 존중하는 상호보완 관계”라고 규정한다.

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선 대단한 추진력과 외유내강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지도자의 덕목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그 안에는 내가 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지만 그 사람이 그런 의견을 낼 수 있음은 존중해줘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박 대표에게도 물론 그런 면이 있고, 아주 섬세하고 해야 할 일을 빠뜨리지 않는, 그런 리더”라고 평한다.

그는 “박 대표를 보완 지원하기 위해 당과 조직의 운영, 당 구석구석을 살피는 것 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명박 시장과의 밀착도에 대해선 “이 시장과 가까운 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뿐, 지금은 내가 당을 운영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개인적인 문제는 뒤다. 박 대표와 나는 당을 함께 운영해야 하고 대선주자는 2년 후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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