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정암 보장 종합질병보험과 차이 없어

오는 8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 상품 교차판매 허용을 앞두고 업계의 새로운 상품 개발 경쟁이 뜨겁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각 사가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상품이 바로 ‘여성전용보험’이다. 이들 상품은 외국계 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으며, 여성 특정암, 성형수술, 유·출산비 지급 등 여성들의 주목을 끌만한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년 2배 정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로 D생명의 경우 홈쇼핑을 통해 ‘여성전용보험’을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위한 ‘보장보험’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보조보험’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직장인 김양미(37)씨는 얼마 전 건강보장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D화재의 건강보험과 올해 새로 출시된 여성전용보험상품 두 종류의 가입 설계서를 받았다. 여성전용보험이 더 효율적일 거라는 그의 생각은 사실과 달랐다.

종합질병보장보험은 상해, 사망의 경우 최고 1억 원 보장, 상해의료비, 화상, 골절, 장기이식수술, 각막이식수술, 조혈모이식수술 등 다양한 질병에서 50만∼3000만 원까지 보장됐다. 무엇보다 여성 질병으로 알려진 뇌혈관질환, 여성만성질병수술비, 부인과 수술비에도 50만∼4000만 원까지 보장됐다. 이는 김씨가 20년 동안 월 7만2780원을 납입하면 80세까지 보장되는 상품이다.

한편, 이 회사의 여성전용보험은 일단 기본계약에서 최고 보장액은 6000만 원으로 외모추상장해와 사망 항목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외 골절, 화상 등 일반 항목은 30만 원, 5대 다빈도 암은 1회에 한해 1000만 원이 보장된다. 그리고 여성전용보험의 특화된 보장이라는 부인과·갑상선 질환도 입원 3일 초과 시 2만 원(1일)이었다. 이 상품은 20년 동안 월 5만 원을 납입하면 60세까지 보장되는 내용이다. 만약 여기에 유방복원수술비, 유·출산 특약 등을 신청하면 월 납입금액은 순식간에 종합질병보장보험 수준이 되지만 보장 범위나 내용은 종합보험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결국 여성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구성했다는 여성전용보험은 사고 후 성형수술비 지급 부분을 제외한 보장이 약해 가격대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김씨의 결론이다.

“솔직히 여성전용보험은 주보험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아 보조보험으로 권한다”는 김수영 보험설계사는 “여성질환이 발생 빈도가 높은 건 사실이나 전체 발병률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기 때문에 보험 가입 시에는 감기부터 암까지 모든 질병·상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많은 보험전문가들은 “일반 질병통계보다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가족 병력 등을 따져 보장항목을 살펴야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사망 원인 1위는 뇌질환이며, 암은 남녀 모두 위암 사망률이 가장 많았다. 건강관리보험공단에 따르면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은 호흡기, 소화기, 피부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조혜원 보험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여성들 스스로 자신을 위한 보험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는 만큼 여성보험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신보험계약자 중 약 50%가 여성이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아직은 상품 종류나 보장 범위 등에서 여성에게 특화된 보험상품은 미미한 게 사실이며, 보다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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