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한정식을 동시에 ‘어울림 명가’

어울림 추석진 회장은 “음식을 먹으러 오는 것 이상의 공간” 실현을 위해 1년 반 전부터 일본, 필리핀, 태국과 강남, 대구, 광주 등 국내외 이름난 식당들을 현장 답사하며 고민을 거듭해왔다고 한다. 그 결과 식사와 휴식, 식사와 비즈니스 개념을 연장선상에 놓고 지인과 가족 단위의 소규모 모임부터 결혼식, 회갑연, 기업 설명회와 프레젠테이션 등의 대규모 공식 모임까지 가능하도록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었다.

메뉴 면에선 1만 원대의 점심 특선부터 5만 원대의 고품격 상차림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를 두고 실무 경영을 맡고 있는 한수한 사장은 “편안하게 누구나 다 한식 외식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대중화를 추구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6월 개점한 이래 입소문을 타고 지역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어울림은 점심이면 29개 룸, 100석 연회장을 포함해 350여 석이 꽉 찰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어울림의 가장 큰 특징은 각종 디자인 잡지에 소개될 정도로 내부 꾸밈이 세련된 것과 인공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천연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 시내 유명 음식점을 샅샅이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한 널찍하고 창의적인 놀이방 덕분에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아무리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도 고기 굽는 냄새가 머리와 옷 등에 밸 염려가 없는 것이 큰 장점. 좌석마다 로스터에 자체 환기기능이 있어 좌석 밑으로 냄새를 강력히 빨아들이게 하는 등 실내 전체를 관통하는 첨단 자동 공기정화 시스템 덕분이다.

워커힐호텔 30여 년 경력의 주방장의 지휘 아래 꾸려진 식단 중 가장 두드러진 맛은 과일과 야채로 조화된 천연의 맛. 고기는 대부분 횡성산으로 한우 최상급을 엄선해서 쓰고, 청주 초정 등지에서 등심과 꽃살 등 일부를 공수해온다.

소 한 마리에 8일분만 나오는 설화살(150g 4만 원)은 개시를 하기가 무섭게 떨어지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필수. 안창살(150g 3만5000원)도 하루 4인분만 판매할 정도로 질 관리에 엄격하다. 양념에 허브를 곁들여 은은한 향취가 배어나는 어울림 왕갈비는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육질이 부드럽다.

아이스크림 모양의 단호박 샐러드, 꼬막, 자체적으로 만든 퓨전식 피클 등 같이 나오는 찬들도 가짓수가 많기보다는 자연의 소박한 맛을 살리려 노력했다. 특히 고기를 다 구운 뒤 열이 남아 있는 숯불판에 은은히 구워내는 양송이의 담백한 맛은 고기 정식의 후식으로 손색이 없다.

상차림은 ‘강울림’ ‘새울림’ ‘웰빙’ 등 5가지로 나뉜다. 가장 비싼 가격대의 어울림 상차림(5만8000원)의 경우, 계절죽부터 시작해 탕평채, 구절판, 냉채, 유자 수삼채, 전유어, 궁중 신선로, 생선회와 전복, 편육 냉채, 메로 구이, 대하찜, 갈비찜, 낙지볶음 등 20여 가지의 메뉴가 등장한다. 상차림별로 메뉴에 따라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단호박 백김치에 싸먹는 돼지족발, 버섯과 조화를 이룬 들깨탕, 된장소스를 가미한 메로 구이 등 곳곳에 전통과 퓨전의 조화를 시도하고 있다.

부담 없는 가격대로 특히 점심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웰빙·해피 상차림(각각 2만 원·1만3000원)은 버섯잡채, 해파리냉채, 회무침, 섭산삼, 단호박 튀김, 황태찜, 불고기 등 단순하고 효율적인 13∼15개 메뉴로 구성돼 있다.

어울림에선 또한 식사시간 내내 곳곳에서 작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자연석으로 축대를 쌓아올린 정자의 한가로운 정취는 실내 곳곳의 나무들로 연결된다. 내부 전체에 ‘작은 청계천’을 흐르도록 배치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고, 이 시냇물과 시냇물 사이를 가로지르는 운치 있는 작은 다리도 있다.

벽면은 흙의 색상과 질감으로 퇴적층 느낌을 살린 마사토(산모래)를 경화시켜 장식했다. 유리 벽면에 창호지 느낌을 살린 나무 격자를 사이에 하고 룸과 룸 사이엔 매화가 어우러진 자그마한 정원이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문의 02-867-9292, 9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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