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공계 여학생의 현주소

소위 명문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던 김모(27)씨는 2학년 여름 수능 준비를 위해 과감히 자퇴를 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선배들을 보고 결단을 내린 것. 그러나 현재 김씨의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3년째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이공계로 진출하는 여학생의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하나 아직 남학생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고, 전공을 살린 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5년 이공계열 대학 신입생 가운데 여학생은 31.7%였으며, 공학 분야는 18.7%에 달했다. 또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04년 이공계 학위취득자 중 여성 비율은 학사 27.5%, 석사 19.8%, 박사 12.0%로 고학력으로 갈수록 여성 수가 줄었다.
이공계 여학생들의 전공 만족도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가 지난 11월 발표한 공대(학원)생 23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7%가 희망 분야와 다른 전공을 선택했고, 그 이유로 65%가 성적을 꼽았다. 또 전공에 대해 ‘전혀 몰랐다’ 2%, ‘잘 몰랐다’ 20%, ‘보통’ 53%로 75%가 전공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공에 대해 ‘매우 불만족’ 6%, ‘불만족’ 42%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48%나 됐다.
취업률 역시 남성에 비해 30% 이상 낮게 조사됐다.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공계 여성 졸업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4%로 남성의 92.3%에 비해 월등히 낮았다. 취업이 됐다 하더라도 임시직이나 사무직 진출이 더 많은 실정이다. 화학을 전공한 박모(25)씨는 처음부터 제약회사 영업직을 염두에 두고 취업전선에 나선 경우. 박씨는 “대학원을 진학할 처지도 아니고 학사 출신으로 전공을 살린다는 것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위 친구들 사이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가 붐이며, 사범대에 편입한 친구도 있다”면서 “기업이 여성 채용을 꺼리는 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전공 상담을 위한 진학지도, 맞춤취업교육, 구직 정보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미옥 와이즈 거점센터 연구교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과학은 여성에게 적합지 않다며 교사가 되거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과학에 소질이 있는 뛰어난 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이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는 10년 후 한국 과학계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공계 진출 확대, 특히 여학생을 위한 지원사업으로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우수 여성과학기술인과 여학생을 연계하는 ‘멘토링’ 사업과 여대생이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찾아가는 실험실’, 여대생의 이공학 분야 전공 지식과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와이즈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선배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소개함으로써 여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과학기술계 분야에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사업인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이공계 여대학원생이 주축이 돼 여대생·여고생들이 기술·공학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WATCH21’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과학기술부는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 촉진 방안의 일환인 ‘이공계 국가 장학사업’에 여학생 특별 선발을 제도화했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이공계 전공자들은 실험실 등 연구 현장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며 “과학지식을 갖춘 저술가, 문화공연기획 등 산업계나 문화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열린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한국과학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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