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외숙 씨의 ‘바람, 그리고 행복’

소설가 김외숙씨가 37살 나이에 남편을 사별하고 52살에 자신보다 25살이나 많은 캐나다인 목사와 재혼, 낯섦과 그리움을 이기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까지의 삶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 ‘바람, 그리고 행복’(나눔사)을 펴냈다.
이 책에선 열 살 아들을 두고 간경화로 쓰러진 남편의 눈을 직접 감기던 때의 절망감, 77세 외국인 목사의 프러포즈를 받고 망설이던 순간들, 주변에서 모두 만류하던 때에 유일한 힘이 되어준 장성한 아들의 손을 잡고 입장했던 결혼식 풍경 등 가족과 친척, 친구와 교인들의 이야기가 한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한편 정서와 생각과 전통의 차이로 인해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언어의 장벽으로 고민하기도 했다. 영주권을 받는 데 1년 이상 걸리는 바람에 큰오빠의 장례식에도 참여할 수 없었고 미국 국경 너머에 있는 남편의 교회에도 갈 수 없었다.
저자는 이 글들이 인생 속으로 불어닥친 바람을 이기기 위해 사생결단의 몸부림을 하다 마침내 마음의 돛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라 얘기한다. 김외숙 지음/ 나눔사/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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