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드라마 속 ‘뜬 별’은 누구?

2005년 선보인 수많은 드라마 속 다양한 여성 캐릭터에서 보여진 특징은 기존의 ‘신데렐라’형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예쁘고 순종적인 여성에서 벗어나 ‘보통 여성’의 성공기, 소위 ‘순데렐라’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외모와 배경이 받쳐주지 못하는 평범한 여성이 악전고투 끝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성공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것. 그 중에서도 삼순, 금순, 맹순이 등 3명의 ‘순이’는 유독 빛을 발한 드라마 속 스타였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의 김삼순(김선아)은 올 한 해를 강타한 최고의 여성 캐릭터로 꼽힌다. 평균 시청률 37.7%(TNS미디어코리아 기준)라는 기록을 세우며 2005년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은 서른 살 삼순의 통쾌한 대사와 삶과 사랑에 대한 고민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연하의 잘생긴 레스토랑 사장인 현진헌(현빈)과 사랑에 성공하는 부분은 전형적인 ‘신데렐라’스토리를 닮았지만 그 과정에서 씩씩하고 솔직하며 투철한 직업관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냈다.
‘굳세어라 금순아’(MBC)는 부모 없이 자라 결혼 직후 남편을 읽고 아이를 혼자 키우며 남편 없는 시집살이를 하게 된 주인공 나금순(한혜진)을 등장시켜 불행한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인생의 목표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아들의 양육권을 두고 시부모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장면으로 ‘호주제’라는 사회적 사안까지 드라마 속에 포함시켰다. 똑똑하거나 자신감 넘치는 여성은 아니지만 금순이 꾸준한 노력과 겸손으로 원하던 바를 하나 하나 이뤄 가는 과정은 보는 시청자에게도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삼순과 금순은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이 선정한 긍정적 여성 캐릭터 10인에 꼽히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장밋빛 인생’(KBS)의 맹순이는 억척 아줌마의 대명사로 그려졌다. 시장에서 물건 값을 깎고 멀쩡한 옷을 버리는 걸 참지 못하며 살아가는 전반부와 남편의 외도로 배신당한 절망을 그린 중반부, 다시 가족애를 회복하고 삶을 마감한 후반부에 걸쳐 아줌마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러한 ‘순이’ 드라마의 성공은 평범한 보통 여성의 성공이나 억척스런 여성 등 비슷한 캐릭터의 아류작들을 양산하기도 했다. 안 해본 것 없는 여성으로 등장하는 ‘비밀남녀’의 서영지(한지혜),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의 한물간 나레이터 모델 차봉심(김원희), ‘영재의 전성시대’의 조명 디자이너를 꿈꾸는 서른 살 처녀 주영재(김민선) 등이 뒤를 이은 캐릭터. 이들 드라마는 시작 초반에는 ‘김삼순’ 등과 비교되며 주목을 끌었으나 비슷한 캐릭터의 답습으로 인한 식상함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반면 높은 호응을 얻은 이들 ‘순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아 여성 캐릭터의 대중적 전형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모니터연구부장은 “삼순과 금순은 기존의 캐릭터보다는 발전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금순의 경우 이혼한 여성은 결혼을 하지 않고는 홀로 서기를 할 수 없다는 인식을 답습했고 맹순이는 70년대 우리 어머니들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과거의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히려 여성의 성적욕구를 표출한 삼순의 언니 이영(이아현)과 이혼 사실과 아들에 대한 모성을 당당하게 제기한 금순의 손위 동서인 성란(김서형)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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