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7년 만의 시집 ‘돼지들에게’

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에서 직설적인 언어와 새로운 표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출간 첫해 50만 부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던 작가 최영미(44)씨가 7년 만에 세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를 펴냈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롭게 내놓은 이번 시집에선 정치·사회·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뿐 아니라 중년을 맞이하는 일상의 담담한 고백도 함께 묻어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의 광고를 비판한 짧은 영시 ‘Korean Air’는 여성을 상품화하는 이 시대 문화에 대한 통쾌한 펀치를 보여준다. 그는 시작노트를 통해 “국내 광고인데도 우리 말이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 파격에 대응해 영시를 썼다”면서 “제복을 어색하게 입은 채로 몸을 흔들며 걸어 나오는 여성들의 모습은 여성 노동자를 성적인 기호로만 표현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한국 영화를 위하여’에선 “영화를 독점하려는 것은/ 우리들의 꿈을 독점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의 스크린 쿼터 축소 요구를 비난하고 한국 영화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얘기한다.
또한 이 책에는 치열하게 살았던 20∼30대를 지나 40대를 맞은 그의 삶에 대한 시선이 드러난다. ‘44년 전의 오늘’에선 44년 동안 미역국을 끓여 주신 어머니의 성가신 애정을 표현하고 고인돌 속 2500년 묵은 주검 앞에서 일 년밖에 안 된 자신의 연애는 티끌과 같은 것임을 깨닫는다.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비판하는 ‘돼지와 진주’ 연작에선 그의 직설적인 언어와 날카로운 풍자 또한 여전함을 보여준다.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 감방에서 한 이십 년 썩은 뒤에/ 그는 여우가 되었다”(‘돼지의 변신’ 중) 등의 문구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쓴 게 아닌가 하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평소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인답게 축구에 관한 9편의 시를 통해 “정의는 축구장에만 있다”면서 “인생보다 아름다운 게임이 축구”라는 축구 예찬론도 빼놓지 않았다.

최영미 지음/ 실천문학사/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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