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 올해의 여성영화인 시상식

영화 ‘오로라 공주’의 방은진 감독과 ‘너는 내 운명’의 전도연씨가 여성 영화인들이 뽑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여성 영화인과 여성 배우로 선정됐다.
여성영화인모임은 6일 종로구 시네코아 극장에서 ‘2005 여성영화인축제’를 개최하고 영화계 각 부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여성 영화인들을 총 8개 부문에 걸쳐 선정, 발표하는 ‘올해의 여성 영화인 시상식’을 진행했다.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여성 영화인상’을 수상한 방은진 감독은 연극 무대를 거쳐 94년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으로 데뷔, ‘301 302’(95), ‘로드무비’(2002), ‘수취인 불명’(2001) 등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이다. ‘오로라 공주’로 비평과 흥행 양쪽에서 호평을 받으며 여배우에서 감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아동 성폭력을 소재로 모성의 복수극을 보여준 이 영화에서 그는 섬세한 연출로 특히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전도연, 김지수, 배종옥, 엄정화와 영화 ‘마파도’의 중견 여배우 4인방이 후보로 경합을 벌인 연기상은 네티즌의 투표로 선정됐다. 총 참가자 1144명 중 43.2%인 494명의 지지를 얻어 전도연씨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97년 장윤현 감독의 영화 ‘접속’(97)으로 영화계에 진출해 ‘내 마음의 풍금’(99), ‘해피엔드’(99), ‘인어공주’(2004) 등에서 17세 늦깎이 여고생부터 바람난 유부녀, 순박한 제주 해녀까지 영화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너는 내 운명’에선 에이즈에 걸린 다방 종업원으로 또 한번 연기 변신에 성공, 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단편 부문에는 생리를 시작하는 여고생의 설렘과 폐경이 다가오는 엄마의 두려움을 절묘하게 풀어낸 작품 ‘생리해서 좋은 날’의 김보정 감독이 선정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의 김보정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05 서울여성영화제 최우수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부산·광주·전주·미장센 등 올 한 해 각종 영화제 단편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큐멘터리 부문에선 ‘마스크 속, 은밀한 자부심’의 노덕 감독과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의 이현정·이안숙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마스크 속, 은밀한 자부심’은 남자처럼 수염이 난 얼굴을 감추기 위해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발레하는 소녀가 제모 수술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 순간 자신의 몸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이야기.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는 하루종일 가사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생존권을 고민한 작품이다.
영화 ‘안녕, 형아’의 아역 배우 박지빈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선 이밖에도 지난주 공로상 수상이 발표됐던 원로배우 윤인자씨, 제작·프로듀서 부문의 심보경씨(‘안녕, 형아’ 프로듀서), 홍보마케팅 부문 ‘에이엠 시네마’(‘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마파도’ 마케팅), 연출·시나리오 부문 고윤희씨(‘연애의 목적’ 각본), 기술 부문 김은미씨(‘너는 내 운명’ 조명)에 대한 시상도 함께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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