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리 스토리’출간한 이순애씨

“유럽에서 1차 세계대전을, 결혼 후 미국에서 태평양전쟁을, 한국에서 6·25전쟁을 겪으며 한 세기를 살았던 프란체스카 여사는 20세기 역사의 증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일대기를 담은 ‘프란체스카 리 스토리’(랜덤하우스중앙)를 최근 출간한 이순애(49)씨. 그는 오스트리아인과 결혼한 한국인으로서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한 프란체스카 여사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89년 한국에서 이화여대 동창회에 참석했다가 프란체스카 여사의 며느리를 만나 여사를 소개받고 직접 만난 후 양 국민 모두에게 잊혀진 역사를 일깨우기 위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씨는 한 여성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통해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지침서가, 한국인에게는 역사의 재평가를 위한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90년부터 이 책을 준비해왔다.
“자료 수집이 쉽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려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국제결혼을 한 입장에서 시대와 조건을 초월한 공감을 느꼈고 문화와 관습, 언어가 전혀 달랐던 두 남녀의 결혼생활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죠.”
그래서 이 책은 실존 인물의 전기이면서도 소설 형식을 빌리고 있다. 가이드인 주인공이 오스트리아 거리에서 프란체스카 여사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의 프롤로그를 비롯해 이승만·프란체스카 부부의 만남과 결혼, 한국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의 삶을 나름대로 재구성했다.
“이승만 정권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떠나 프란체스카 여사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시점으로 제2, 제3의 작업이 계속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국가대표 육상선수였던 이순애씨는 이화여대 체육학과 졸업 후 80년 독일 유학 길에 올랐다. 독일 쾰른대학과 마인츠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을 다닌 그의 당시 꿈은 스포츠 외교관인 IOC위원이 되는 것이었다. 86년 스페인에서 어학코스를 함께 다니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 법학교수 허버트 휭크를 만나 88년 결혼하고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남편의 고향인 인스부르크에서 18년째 살고 있다.
남편의 나라를 배우기 위해 시작한 관광가이드 자격증 취득 후 관광가이드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90년부터 티롤주 관광청의 요청으로 오스트리아 관광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교류를 위해 힘써왔다. 2004년엔 강원도 명예대사로 임명돼 유럽에 강원도를 알리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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