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 여성계 다양한 행사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 16일 동안 전세계 여성들은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일본, 중국, 필리핀, 몽골, 한국 등 아시아 5개국 여성단체들은 11월 25일을 공동 행동의 날로 삼아 ‘평화의 발걸음으로 가정폭력 없는 세상을 꿈꾸자!’를 캐치프레이즈로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 캠페인을 펼쳤다.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하 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이번 공동 캠페인은 지난 6월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여성학대회 중 여성의전화가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아시아 여성 인권을 위해 5개국이 공동 노력을 펼치기로 논의한 뒤 처음으로 진행하는 행사”라며 여성폭력 추방을 위한 아시아 5개국 여성들의 연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 캠페인의 하나로 한국에선 11월 25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여성의전화를 주축으로 서울YWCA,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SBS ‘긴급출동 SOS 24’, 경찰청, 국제엠네스티, 메두사 등이 공동 주최한 청계천 걷기 대회가 진행됐다.
이번 걷기 대회에선 가정폭력 바로 알기 퀴즈, 여성에 대한 폭력추방 ‘Stop Violence Against Women’ 선언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탄원서 서명운동 등이 이뤄졌다. 또 평화문화 전파를 위한 ‘안아주세요’ 캠페인과 함께 서울 강서·양천, 천안 지역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인 사건에 대해서 이들 가정폭력 피해자 구명 서명운동 및 가정폭력 피해자 사진전을 벌였다.
이와 함께 전국 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 협의회(공동대표 이미경 김정숙)도 성폭력 추방에 초점을 맞춘 여러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1월 26일 오후 3~9시 서울 대학로 쇳대박물관에서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자신의 경험 말하기를 통한 치유의 장인 제3회 생존자 말하기 대회 ‘그녀들의 소란, 공감의 세상을 열다’를 개최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원사 사무국장은 “이번 대회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 5명을 비롯한 170명이 참가한다”며 “10월부터 온라인상에서 온라인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청계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는 등 지난 대회와는 달리 올해부터 성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일반 대중에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2일 지하철 동대문운동장역 문화공연장에선 서울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의 ‘여성장애인 가정폭력 방지 문화마당’과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의 여성 장애인 대상 폭력의 예방과 추방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들의 모습으로 우리들의 목소리로’가 펼쳐진다. (사)성폭력예방치료센터는 11월 29일 오후 1~7시 우석대학교 문화관 아트홀에서 제3회 여성인권문화제 ‘밤길 찾기’를, 진주여성폭력방지협의회는 11월 30일 진주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2차적 성폭력 피해 예방을 위한 부모 교육 등을 위한 ‘2차적 성폭력 없는 지역 만들기’ 프로그램을 연다.
남원YWCA가 11월 29일 남문사거리, 사랑의광장에서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없는 세상 만들기’ 캠페인, 하남YWCA가 11월 30일 신장사거리, 시청 앞 광장에서 ‘성폭력·성매매 없는 희망세상 만들기’ 거리 캠페인을 벌이는 등 대한YWCA연합회 회원도 여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여성문화인권센터는 12월 1일까지 부산 서면 동보문화홀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집단 상담 미술치료 작품 전시회 ‘우리들의 만찬’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부산 지역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작품으로만 여는 최초의 단독 전시회다.
이에 앞서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11월 24일 여성평화의집 교육관에서 ‘폭력없는 세상을 향하여’를 주제로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 예배와 ‘성폭력 예방 지침서’ 출판 발간회를 진행했다.

●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이란? ●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파트리아, 미네르바, 마리아 테레사 세 자매가 독재 정부에 항거하다 60년 11월 25일 곤봉에 맞아 피살된 사건을 기념해 81년 라틴아메리카의 여성들이 이 날을 ‘세계 성폭력 추방의 날’로 선정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91년 미국 뉴저지 주의 여성국제지도력센터에서 열린 ‘여성, 폭력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했던 세계 여성운동가 23명이 11월 25일부터 세계 인권의 날인 12월 10일까지 16일간을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으로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선 92년부터 여성의전화를 시작으로 여성을 위협하는 모든 폭력에 대한 예방 및 근절을 촉구하는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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