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지성들, 이번 소요사태 이렇게 본다

‘인종차별의 나라, 프랑스’라는 책을 쓴 사회학자 미셸 비비오르카(57)는 이번 파리 소요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학교나 관공서의 입구에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 구호들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이민 2세대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육의 질은 형편없으며 설사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해도 제대로 된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혁명을 거쳐 제3공화정 시기에 만들어진 보편주의적 원칙을 따르는 ‘공화국 모델’이 쇠퇴해서 더 이상 작동을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국영 TV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온 철학자 알랭 핑켈크로트는 정부만 비판할 것이 아니라 폭력을 불사하는 아랍인과 흑인들도 문제라고 말한다.
미셸 비비오르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외에 사는 아랍과 아프리카 출신 프랑스인들을 모두 폭력배로 보아서는 안 된다. 소수의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다수의 모범적인 시민들을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 아랍 출신 사람들의 밀집 지역에 이슬람 근본주의가 만연해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그 지역에 가서 조사를 해보면 건전한 시민단체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상호부조 단체, 불어를 배우고 기술을 가르쳐주고 프랑스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단체들이 그 보기다.”
파리 교외에서 시작된 폭력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이슬람 조직이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미셸 비비오르카는 “전혀 그렇게 볼 근거가 없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이민 2세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분노가 일시적으로 폭발한 것이며 자연발생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그들의 행동을 경찰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합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만 한다. 자신들의 문제를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하고 요구하는 ‘적극적인 사회적 행위자’가 되도록 그들을 도와야 한다.”
파리 정치대학의 미국정치 담당 교수인 앙드레 카스피는 “프랑스 사람들이 미국의 인종차별정책과 분리주의는 비판하면서 프랑스 사회 내의 차별과 분리주의는 눈감고 있다. 아랍 출신이거나 흑인들의 경우에는 취직은 말할 것도 없고 집을 구하는 데도 엄청난 차별을 겪고 있다. 집을 구할 때 전화로는 될 것처럼 말하다가도 막상 흑인이나 아랍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이에 이미 다른 사람에게 세가 나갔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게 프랑스의 실상이 아니냐”고 말한다. 최근 ‘도시의 조건’이란 책을 출간한 ‘에스프리’잡지의 주간인 올리비에 몽젱은 교외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고립된 섬’ 같은 답답한 주거 단지에서 직장도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주민들의 낮은 이동성을 문제 삼고 있다.
미셸 비비오르카는 “이미 인구의 10%가 넘는 이슬람교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적 영역의 각 분야에 역차별 정책을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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