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갈 나이가 된 아이를 둔 엄마로서 군대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한다. 그야말로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세상에 그런 일이…’하면서 공분만 느끼면 되었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는 사적인 분노와 공포를 느낀다. 그런데 웬 군대사고는 그리도 많은지.
최근만 하더라도 화장실 청소 사건부터 김일병의 군대 내 난사사건까지. 자살사건은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도 어렵다. 그러더니 요즘은 군인들을 공공연하게 자신들의 사병(私兵)으로 부려먹는 몰염치한 장군과 그 사모님의 이야기가 한창이다. 이 이야기를 기화로 인터넷에는 그 동안 군인들이 군대 내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되었는가에 대한 고발이 줄을 잇는다. 장군님의 몸종, 사모님의 파출부, 아이들의 과외선생은 기본이고 장군님 친구네 집 이사해주기, 대령님 대학생 자녀 리포트 써주기 등 그 쓰임새도 다양하다.
도대체 이런 일들은 왜 일어날까. 군대 내의 일은 대부분 기밀이고 더군다나 군에 가지 않는 여성들은 참견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식 선에서 추측해 볼 수밖에는 없다.
우선 군대 내 일자리 창출 때문에 그러나 싶다. 사실 군인들을 많이 모아놓기는 했으나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일을 주기 위해 온갖 상상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서 군인들에게 시킨다는 시나리오다. 물론 돈은 안 주어도 되는 인력들이니 생각나는 대로, 내키는 대로 갖다가 쓰면 된다.
그도 아니라면 군대는 아직도 봉건제나 노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군대는 한국 사회 내에 있기는 하지만 완전 다른 세상이어서 한국 사회가 민주화됐든, 개인의 인권을 중시하든 아무 관계가 없다. 따라서 멀쩡하던 민주시민도 군대에 가면 그 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상급자들의 노예취급을 받는 것을 아무 저항 없이 참아내야 한다는 논리이다. 괜히 저항하면 매 맞아 죽거나 다치고, 못 참으면 자살하게 되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 머리로는 추측이 어렵다. 군인들이 군대에서 할 일이 많다면 사적인 오만 잡일을 그렇게 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2005년의 한국 사회 질서가 군대 내에도 반영된다면 그런 봉건적인 행태는 생겨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이유라면 군인의 수를 줄이고 소수정예로 모병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 이유라면 빨리 군대사회를 한국사회로 편입시켜 그 내부를 개혁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온갖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보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문제 해결의 길이 멀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를 개방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간헐적으로 터져나오는 사건 사고뿐만 아니라 도대체 군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사회에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해야 대안이 나올 수 있으며 이는 남성들만의 일이 아니라 남녀가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군에서의 인권 찾기는 국방의 의무라는 미명 아래 당하고 있는 불쌍한 사병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체험하지 못한 채 아직도 구시대에 살고 있는 군대 내 상급자들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그들에게 인간됨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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