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과학기술 부총리
오명 과학기술 부총리
  • 글=박이은경 편집장 pleun@ , 사진=정대웅 기자 asrai@
  • 승인 2005.10.21 11:00
  • 수정 2005-10-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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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과학기술강국 여성의 힘 보태야 가능”

80년대 초 7년여간 체신부 장·차관을 역임하며 지금의 IT강국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명(65)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그런데 그가 닦은 또 하나의 초석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과학기술 여성 인력. 81년 그가 체신부에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작은 우체국의 책임자급인 주사보직에 6명에 불과하던 여성들이 88년 장관으로 퇴임할 때는 106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최근엔 과기부 산하 첫 여성 기관장(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을 탄생시켰다. 오 부총리 자신도 “이만하면 여성계로부터 칭찬받을 만하지 않으냐”고 자문할 정도.
‘여성신문’ 창간 17주년을 맞아 오명 부총리를 양성평등시대를 열어가는 GS(Gender Sensitivity)리더로 만났다. 10월 18일 인터뷰 당일은 마침 세계 유일무이한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가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1주년을 맞이한 날이어서 과기부와 오 부총리로선 한층 더 뜻깊은 날이었다. 

-우선 부총리체제 출범 1주년을 축하드린다. 부총리께선 80년대 초 체신부 재임 시절부터 여성 인력에 대한 과감한 발탁과 지원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여성 인력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80년대 초 IT사업을 추진하면서 향후 정보화 사회는 남녀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남녀평등 사회를 넘어 오히려 여성에게 유리한 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함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다가오는 생명과학 시대도 마찬가지다. 바이오 분야는 그야말로 생명이 숨쉬는 학문으로, 여성에게 더 적합하리라 본다.”

-여성 인력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81년 처음으로 체신부 차관이 됐을 때 대만을 방문했더니 고속도로 톨게이트 거의 모든 창구에 여성이 근무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도 여성 인력을 적극 쓰자고 제안했다. 또 중국의 전산센터를 방문했더니 30대의 여성이 안내를 하는데 단순히 대외협력 전문인력으로 보기엔 영어도, 컴퓨터도 아주 능통했다. 알고 보니 그가 바로 전산연구소 소장이었고, 그 연구소 간부회의 자리에도 3분의 1이 여성이었다. 당시 체신부엔 여성 사무관이 전무했는데…그래서 한국이 동남아시아에서도 여성 인력 활용이 거의 꼴찌라는 것을 절감했고, 이런 상황에선 국가경쟁력을 갖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결국 여성 윗직급을 데려오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82년 체신부에 과감히 여성 사무관 2명을 영입했다. 81년 총무처에서 실시하는 5급 공무원 특별임용시험에 합격한 8명 중 여성은 2명이었는데, 정부 어떤 부처에서도 이들 여성 사무관을 받으려 하지 않았었다.

-여성들에게 세심하고 자상한 신경을 쓰는 관료로 알려져 있다.
“전국 전화국마다 여성 전용 휴게실을 설치하면서 규모에 따라 온장고, 오디오부터 피아노 시설까지 갖추게 했다. 또 우체국 여직원들의 얇고 초라한 유니폼이 늘 마음에 걸려 당시 일류 디자이너들을 불러모으고 스튜어디스복 못지않은 멋지면서도 외출복으로도 겸용할 수 있는 근무복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예산이 다섯 배나 증액될 수밖에 없었고, 당시 기획예산처에서 근무복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없다고 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1년 반 뒤 새 근무복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

-채용목표제 등으로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있는 여성 인력을 지원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말 그렇다. 고민이다. 대덕연구단지처럼 과학기술 여성 인력이 대단위로 모인 곳에 예산을 확보해 영유아 종합보육센터나 단지를 세우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가 발전하면서 생명윤리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여성계에선 난자 제공 등을 들어 여성인권 침해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정확한 판단은 국가가 한다. 국가가 결국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일한다. 구체적으론 보건복지부가 윤리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는데, 윤리위원회는 윤리계와 과학기술계 반반씩으로 구성돼 있고, 복지부 장관 자문기구도 있다. 이 같은 국가 공식기구에 대한 신뢰와 정확한 보도가 필요하다”

-10년 후 세계 10위권 안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으로 과기부는 올해를 우주개발의 원년으로 삼아 ‘스페이스 코리아 2005’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여성으로 발탁할 생각은 없는가.
“연말이나 내년 초 우주인 배출 사업이 시행될 예정인데, 관심들이 많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여성’으로 기대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영국의 경우, 91년 최초의 우주인이 28세의 미혼 여성(헬렌 셔먼)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모으면서 영웅으로 떠올랐었다. 여성이 남성과 거의 대등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선 여성 우주인 탄생 확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오 부총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정론지인 여성신문이 여성 과학기술인을 포함한 여성계 네트워크 형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로 거듭 발전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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