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남성보다 ‘묻지마’ 투자 성향…소신 필요

8·31 부동산 정책 발표에 이어 주가가 12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시중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약 7조 원. 그러나 올해 9월 말 현재 유입 자금은 약 16조 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게다가 최근 재테크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에만 월 5000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주식투자의 적기일까?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의 적기란 주가가 높을 때가 아니라 주식투자를 위한 개인의 준비가 되어있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증권 포트폴리오팀 오성진 차장은 “89년 1000포인트 돌파 이후 5년마다 1000포인트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주가 변동에 따라 사고 파는 투자자는 주가와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주식시장은 주가의 오르내림에 관계없이 안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은행 압구정 지점 PB센터 장문성 팀장은 “90년대 1000포인트 시장은 직접 투자가 대부분으로 단기자금의 유동성이 심했지만, 지금은 적립식 펀드 등 간접 투자상품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 자금이 장기적으로 머물고 있다”고 말한다. “IMF 이후 기업구조가 튼튼해지고, 외국자본에 크게 위협받지 않을 만큼 우리 주식시장이 안정화된데다가, 12월 퇴직연금제도가 실시되면 당장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본다”며 “장기적으로 투자환경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원칙은 바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 주식 투자자의 기본 조건은 바로 ‘기본적인 금융지식을 갖추었는가, 그리고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웠는가’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차장은 “주식 투자의 결과는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라며 “첫째, 금융공부부터 하라. 둘째, 안정성이냐, 수익성이냐 자신의 성향을 분석하라. 셋째, 투자 자금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고 조언했다. “결혼 자금이나 학자금 등 목적과 기간이 분명한 자금은 투자자금으로 적합지 않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장문성 팀장은 “주부 투자자의 경우 일반 남성 투자자에 비해 묻지마 투자 성향이 강한 편”이라며 “다른 사람의 성공 사례가 나에게도 적용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장 팀장은 “안정성과 여유자금을 주로 운영하는 주부들에게는 배당주 관련 펀드를 추천한다”며 “연말 배당금을 목적으로 하는 이 상품들은 경기나 주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생필품 관련사가 많은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주부 투자자를 위한 가이드

전업주부의 주식투자,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얻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주부들이 가장 잘 알고 친숙한 기업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1. 구입할 상품 관련 종목을 구입하라

‘차를 바꿀 때가 되었는데…’‘디지털 TV는 언제 바꾸지?’ ‘생수를 사먹느니 정수기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우리도 비데, 공기 청정기가 필요하지 않나?’
지금 구입하고자 하는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라. 내게 필요한 물건은 남들도 필요한 법. 이는 곧 그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2. 가계부 속에 기업 정보가 있다.

전기료 지출이 늘었다면, 전력회사의 주가가 올랐을 것이다. 부모님의 약값과 병원비 지출이 늘었다면 관련 약품의 제약회사 주식을 사라. 우리 아이들은 어느 회사의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가? 영화나 여행관련 지출은? 이것 역시 그냥 흘리지 말아야 할 정보다.    

3. 직접보다는 간접, 수익보다 안정을 추구하라

직접투자는 최소자금 1000만 원은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초보 투자자라면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간접투자를 권한다.
10만 원부터 시작할 수 있는 간접투자 상품은 100% 배당주 상품, 50% 이상 배당주 상품, 30% 미만 배당주 상품 등으로 나뉜다. 지금처럼 시장이 좋을 때는 주식 비중이 높은 상품이 유리하다.
주식이 60% 이상 차지하는 상품은 1인당 8000만 원까지 비과세 대상이므로 한번 투자해 볼 만하다. 단 펀드매니저 운용상품이라도 종목 구성 등 기본적인 분석은 자신의 몫임을 잊지 말자.   

도움말=현대증권 오성진 차장, 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장문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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