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재단 여성기술인력포럼

“여성의 직장생활에서의 성공은 정착률과 리더십이 결정한다.”
지난 9일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재단(사무총장 박봉규)의 여성기술인력 분과포럼(위원장 최순자 한국여성공학기술협회 회장)에서 나온 결론이다. 이날 주제 강연은 강우란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의 ‘삼성전자의 여성인력 활용’ 사례에서 얻은 교훈.
강 박사는 93년 이후 평균 14%의 여성인력 채용률을 지속적으로 유지, 30% 여성할당으로 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사례를 들어 ‘30%’가 바꾸어나갈 기업 내 조직문화의 변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성들에게 새롭게 제시된 도전 과제들에 대해 강연했다.
강 박사는 “점진적으로 여성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 활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란 인식이 생길 정도로 조직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여성 30% 채용을 준비하면서 삼성전자는 새로운 과제들을 안게 됐다. 여성을 많이 뽑으면 가사, 출산과 육아 등으로 남성보다 많이 퇴사할 게 뻔하므로 기업 유지율이 떨어져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부정적 의견에 대해 2∼3년 내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과, 여성 간부의 리더십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강 박사는 “가장 심각한 것은 여직원의 상대적 희소성 때문에 1명이 퇴사할 경우 실제 10명의 여성이 퇴사하는 것만큼이나 남성에 비해 파장이 커 ‘기껏 여직원을 공들여 키워놔도 소용없다’는 부정적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출산 여성의 경우 출산 이후 2∼3년 내에 50% 이상이 퇴직하면서 출산휴가를 기점으로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형과  “내 한계가 결국 여기까지인가 보다”는 포기형으로 뚜렷이 갈린다고. 다행히 여성인력 비율의 증가로 2007년엔 여성과 남성의 퇴직률이 거의 같아질 것이며, 2010년엔 여성 간부 비율이 30%에 이르면서 “여자들은 빨리 나간다”는 말은 사라지게 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인력의 승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계속성’이라고 강 박사는 단언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전체 과장 중 여성 비율이 4%대로, 여성 대리의 비율이 10%대로 근접함에 따라 고위직을 향한 여성 리더십의 파이프라인이 형성되고 있다. 좀 더 탄탄하고 효율적인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예비’ 여성 간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제도는 멘토링. 강 박사는 “세계적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승진교육의 50%를 이미 여성에게 할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연 후 참석자들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아줄 사회적 지원책과 함께 여성 특화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산자부 차원에서 기존 여자대학교 등과 함께 산학 협력을 통해 기업에 보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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