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출연자의 평균 나이 82세. 이매방(77)의 승무, 강선영(80)의 태평무, 김덕명(81)의 양산학춤, 문장원(88)의 입춤 등 한국의 전근대, 근대, 현대사를 겪어온 춤꾼 7명의 명무가 한자리에 모이는 ‘전무후무’한 공연이 ‘서울세계무용축제 2005’에서 펼쳐진다. 주최 측의 소개 대로 한국판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 불릴 만하다.
올해로 8회를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 2005’(SIDance 2005)가 9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과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용협회(CID) 한국본부(회장 이종호)가 주최하는 서울세계무용축제는 전공자 위주로 진행되는 여타의 국내 무용제와 달리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마니아들이 만드는 순수 민간 축제인 것이 특징. 어느 한 장르에 집착하기보다는 실험적인 현대무용, 대중성 강한 작품, 우리 전통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세계 춤의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의 성격이 강하다.
9월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소개되는 개막 무대는 일본의 파파 타라후마라 무용단의 ‘배를 보다’. 무용극의 현대성과 일본 전통극인 ‘노’의 내밀한 상징주의를 과감하게 결합해 탄생과 죽음, 환생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핀란드의 현대 무용인 테로 사이넨의 ‘헌트-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바탕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작품. 루 리드, 오노 요코, 신디 셔먼 등 이 시대의 독특한 음악인·시각 예술가·패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기존 안무의 틀을 파괴해 온 ‘슈퍼 모던’한 미국인 안무가 스티븐 페트로니오는 9·11 테러에서 영감을 받은 ‘비틀린 도시’와 ‘상처 입은 남자’를 소개한다.
서울세계무용축제가 가장 중점을 두는 기획은 국내 무용단과 해외 예술축제와의 ‘공동 제작’. 올해는 멕시코 및 일본과 손을 잡았다. 한인 멕시코 이주 100주년을 기념,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이 멕시코의 유가탄 현대무용단과 ‘무슨 일이…’ ‘거위군단’을 제작했다. 한국의 홍댄스컴퍼니는 일본의 콘도스무용단과 개그 콘서트를 연상시키는 희극적인 공연 ‘팜므파탈 3부작’을 선보인다.
무용을 잘 모르는 초보 관객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무용축제인 서울세계무용축제의 입장권은 공연에 따라 1만5000원에서 7만 원까지 다양하다. 다소 높은 가격이 부담될 관객을 위해 자유·명품·유쾌&상쾌 패키지 등의 할인 티켓도 있다.

문의 3216-1185, www.sidan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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