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립보건원 ‘장기치료시 유방암·심장마비 발병’ 보고서

57세 주부인 김모씨는 근래 들어 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생기 잃은 피부에 간혹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까지 나타나 걱정이다.
김씨의 하소연에 한 친구는 호르몬대체요법(HRT:Hormone Replacement Therapy)을 권했다. “피부가 탱탱해지고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게 그 친구의 주장.
1930년대에 처음 등장한 HRT는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든 폐경기 여성에게 호르몬을 투여하는 요법으로 알약을 복용하는 방법,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근육주사, 질 크림 등이 있다. 호르몬 치료약은 크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그리고 에스트로겐 효과를 나타내는 기타 약제 등이 있다. 프로게스테론은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과 같이 사용된다.
오랫동안 각광받아 온 HRT가 최근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되면서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여성건강조사 보고서는 여성호르몬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유방암,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HRT에 대한 의학적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홈페이지(www.fda.gov/ womens/menopause)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정부 청사와 여성단체 사무실 등도 안내 전단을 배포하는 등 HRT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HRT는 의사와 상의해 가능한 한 치료 기간을 짧게, 용량은 적게 해야 한다. 또 일부 여성에게 혈액응고, 심장마비, 뇌졸중, 유방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심장병·알츠하이머병·기억상실 같은 질환의 치료와 주름살 제거·회춘 등을 목적으로 HRT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의들은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해 HRT를 단기간 사용하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이 앞선다는 입장이다.
대한폐경학회(회장 박기현)는 “폐경기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 HRT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으며, 호르몬 치료제·저용량 HRT, 경피 투여법 등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회장 문영기) 역시 “HRT는 매우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며 폐경 여성의 건강 상태와 개인의 특성에 맞는 적합한 HRT를 실시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석 영동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NIH의 연구는 에스트로겐을 단독으로 사용한 연구”라면서 “이미 유방암이 있을 경우 악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HRT는 적은 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방암의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폐경기 증후군은 안면홍조, 심장병, 성욕 감소, 질건조증, 불면증으로 나타나고 심할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호르몬 부족으로 골다공증과 비만, 특히 복부 비만이 되기 쉽고, 근육·피부 등 조직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 교수는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삶의 질 문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 폐경기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환자에 따라 유방암·혈액 검사 등으로 위험성을 평가하고 개별화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위험 요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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