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책 기틀 다져놓고 임기 마무리

올해 3월 호주제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남녀평등 시대에 새로운 전환기가 마련됐다. 이제 여성들 못지않게 남성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생활 속 평등문화 정착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는 남성 리더들의 새로운 역할 찾기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논의도 거듭되고 있다. ‘여성신문’은 ‘GS리더의 시대’란 기획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남성 리더들의 대 여성 마인드와 함께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여성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취재하고 자료화해 평등시대 남성과 함께 윈윈 파트너십을 이루어 가는 새 어젠다를 제시해 나가고자 한다. 첫 순서는 여성인력의 발탁과 활용에 있어 일련의 과감한 조치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다.

광복 60주년 직후인 8월 16일 오전 10시 시청 본관 접견실에서 새 시대, 남성 리더의 새로운 역할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명박 시장을 만났다.
새로운 남녀평등 감수성의 개발, 그 중에서도 남성 리더들의 역할 모색에 초점을 맞춘 본지의 새 기획 ‘GS리더(Gender Sensitivity Leader)의 시대’ 취지를 설명하자마자 이 시장은 “이처럼 이른 시간 내에 여성의 지위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나라로 한국만한 나라가 없을 것이다”라며 “우리나라가 10년 안에 남녀평등 모범국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이 시장은 특히 주부사원을 정식 사원으로 채용했던 최초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이력부터 시작해 ‘여성’ 인사과장, ‘여성’ 행정국장 등 과감한 보직 발령 사례를 들어 여성인력 활용에 일관되게 적극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또 한국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장기적인 비전으로 ‘여성정책재단’을 구상 중임도 내비쳤다.   
다음은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주요 일문일답이다.

-여성 발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와 밀접한 GS리더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평등사회를 위해) 제도적으로 바꾸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식이 바뀌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는 무엇보다 여성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백화점에 있을 때 CEO 중에선 거의 처음으로 주부들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 주부취업을 만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백화점을 둘러보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데는 주부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부 기업에선 미모의 젊은 여성을 뽑는 관행이 있긴 하지만, GS리더들일수록 그 같은 관행을 변화시켜 여성에게서 외모가 아닌 능력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사에 있어 여성을 과감히 기용해 많은 주목을 받으셨는데.
“기업에 있든 공직에 있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사’라고 생각한다. 인사는 공정한 것이 기본이지만, 동시에 여성들에게도 ‘유리천장’을 극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취임 직후인 2002년 8월 서울시 최초로 ‘여성’ 인사과장(이봉화 현 재무국장)을 발탁, 4만7000명 공무원에 대한 인사업무를 총괄하도록 한 일이다. 서울시 인사과는 행정자치부, 국방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인력을 관리하는 자리다. 이런 요직에 여성을 발탁한 것은 ‘광복 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여성 지도자들로부터 감사전화를 많이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한명숙 여성부 장관도 전화를 주셨는데 ‘(이런 당연한 인사 조치를)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답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 부시장, 여성 부대변인이 시장님 임기 내에 탄생할지 궁금해 하고 있다.
“‘여성’ 티오가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계속 ‘여성’ 정무부시장 임명을 고려해왔고, 은밀히 여러 군데에 추천을 의뢰하기도 했지만… 무리 없이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는 여성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여성 이슈에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선각자가 될만한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여성 부대변인도 공모는 했지만 적임자를 발견하지 못해 다시 공모해볼 계획이다. 이제 서울이 국제도시인 만큼 그에 걸맞게 여성 인력을 발탁, 활용할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이나 교통체계 개편 등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기획해 이끌어 온 만큼 당면한 저출산 고령화 위기에 대해서도 획기적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점부터 바꾸어야 한다. 국가를 위해 아이를 낳으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전적으로 맡아준다는 신뢰가 만들어져야 한다. 보육시설 80% 이상이 사립인 만큼 (국공립 비율을 높이는 등) 대학교육의 비중을 점차 줄여서라도 초등학교 이하 유치원까지의 보육에 전적으로 정부가 투자해야 한다. 초중고 학비를 지원하듯 정부가 보육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또 아이를 셋 정도 낳으면 주택문제에 있어서도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시에선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족보육담당관’을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올해 초 출산장려 전담팀인 ‘미래사회 준비팀’을 신설해 다양한 출산정책들을 개발 중이다. 또 만 2세 이하 셋째 이후 자녀에게 보육료 전액을 전국 최초로 지원하고 있다. 결국 파격적인 조치 없인 인식의 변화를 유도해 저출산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

-앞으로 여성들을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을 몇 가지 꼽는다면.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서울시 사업들은 내가 서울시장직을 떠난 후에도, 다음 시장이 들어와도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발전하고 확대돼야 한다. 현재 여성정책의 미래 비전을 다룰 수 있는 연구를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성정책재단’ 구상을 하고 있다. 또 현재 160억 원인 여성발전기금을 그 상징성을 봐서라도 2006년까지 200억 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성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어느 정도 탄탄히 마련해놓고 (시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

이명박 시장은 최근 차기 대선주자 후보로서 인기도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적 행위에 의해 (내) 인기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실적을 가지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이어서 “정책을 펴는 데 신중하고 이를 집행하는 데 일관적으로 하는 것에 주력한다”며 “청계천 복원사업만 해도 22만 상인들과 1500명의 노점상과의 갈등 해결과 의사소통을 위해 4200번 이상 이들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정부 같으면 설득하다 안 되면 공권력을 동원하는 식으로, 치밀한 사전계획이 없다는 것이 바로 맹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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