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느긋한 행복 ‘야쿤카야’와 ‘수지스’

침대 속에서 맘껏 뒹구는 달콤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일 아침. 집에서 뭔가 해 먹자니 귀찮고 그렇다고 외식을 하기에도 이른 감이 있는 시간대를 위해 브런치 메뉴가 있다. 요즘 잘 나가는 트렌드세터들은 브런치 모임을 갖는 것이 유행이라지. 심지어 브런치 시간대에 미팅을 주선해주는 업체도 있다고 하는데….

압구정동 ‘야쿤카야’
지난 겨울 싱가포르에 다녀온 블랙 메뚜기가 내 입맛에 딱 맞을 거라며 카야잼을 선물로 내밀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토스트집 ‘야쿤카야’에서 파는 잼이라는데, 코코넛과 달걀로 만들어져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그 맛은 새로운 잼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보존 기간이 짧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치해 그만 상해버려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했었는데, 얼마 전 그 야쿤카야가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다. 만세!
이 곳의 대표 메뉴인 카야토스트는 보통 식빵보다 얇은, 갈색 식빵을 바삭바삭하게 구워낸 토스트 사이에 카야잼과 버터를 발라주는 것. 여기에 날달걀을 끓는 물에 넣어 흰자위 부분만 살짝 익힌 후 깨뜨려 담아낸 반숙 달걀을 추가해 토스트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진하게 뽑아내 연유를 듬뿍 넣어 먹는 싱가포르식 커피까지 곁들이면 싱가포르에서 가장 즐겨 먹는 아침식사가 된다. 커피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망과 주전자를 이용해 일일이 내리는 정통 방식을 고수한다.
아침부터 바삭바삭한 토스트가 깔깔하다면 식빵에 달걀을 얇게 입혀 프라이팬에 구워낸 푹신한 프렌치토스트를 추천한다. 
▲찾아가는 길:학동 사거리 씨네시티 옆 골목, SK텔레콤 대리점 바로 옆
▲전화번호:02-543-9760
▲영업시간:금∼토요일 오전 8시 30분∼밤 11시, 일∼목요일은 밤 10시까지
▲메뉴:카야토스트(2300원), 프렌치토스트(2000원), 반숙 달걀 2개(700원), 세트 메뉴(5000원대), 카야잼 1병(1만 원)

이태원 ‘수지스’
뉴욕에 오래 거주했던 사장과 스코틀랜드 출신의 주방장이 미국과 영국식의 홈메이드 음식을 제공하는 곳. 고국의 맛을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내국인에게도 역시 인기가 많은 곳이라 가게 앞에 늘어선 줄에 기겁하고 발길을 돌릴 수도 있으나, 기다린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곳이다.
브런치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블루베리 팬케이크라는데(늦게 가면 재료가 떨어져 못 먹는 수도 있다고), 얇은 팬케이크 몇 장을 겹겹이 겹쳐 블루베리와 호두를 넣고, 커다란 딸기까지 올린 그것은 여태까지 먹어 본 팬케이크 중 단연 최고였다. 다진 쇠고기와 으깬 감자 섞은 것에 치즈를 얹어 낸 셰퍼즈 파이나, 선택에 따라 오믈렛, 베이컨, 햄 등이 함께 나오는 토스트 메뉴류도 추천할 만하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직진. 해밀턴 호텔 오른쪽 주차장 옆골목 안
▲전화번호:02-797-3698
▲영업시간: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시작, 브런치(런치) 메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에만 제공
▲메뉴:블루베리 팬케이크(1만2500원), 셰퍼즈 파이(1만6500원), 그 외(7500∼1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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