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패스트푸드와 건강

패스트푸드란 주문하면 곧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용기는 종이로 되어 있어 한 번 쓰고 버리면 되고 소수의 인원으로 손님의 주문에 신속하게 응할 수 있어 시간과 편리성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알맞아 즐겨 찾는 음식으로 자리잡아 왔다. 
패스트푸드 음식점의 시초는 1920년대 미국의 햄버거 레스토랑 체인인 화이트 캐슬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후 패스트푸드점은 미국에서 1940년대 후반과 5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낮은 가격과 신속한 서비스, 높지 않은 이익을 대량 판매로 대체하면서 미국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성장해 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75년 림스치킨이 국내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형태를 최초로 도입했고, 본격적으로는 79년 롯데리아의 개점을 통해서 시작됐다. 롯데리아는 일본 롯데리아와 합작해 현대적 의미의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여 패스트푸드가 우리 식생활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 이후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세계 유명 햄버거 업체 및 도너츠 업체가 상륙했고 여기에 프라이드 치킨점 및 피자점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잘 나가던 패스트푸드점이 최근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비만이 담배 못지않은 해악으로 인식되면서 패스트푸드점이 서서히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들 수 있는데 먼저 지나친 ‘고칼로리’이다. 햄버거 하나의 열량이 300∼400㎉에 달하며, 지방의 일일 권장 섭취량의 80%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 햄버거 세트로 먹을 경우 열량이 700㎉가 넘는다. 이런 고칼로리에 비해 신체에 필수적인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성분이 부족하여 영양소의 불균형 섭취가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물질이다. 특히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것은 튀김과정에서 함유되는 트랜스지방산이다. 이는 비만과 심장질환, 암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2002년 미국 의학원이 트랜스지방산 위험을 경고한 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06년 1월 1일부터 모든 가공식품에 대해 트랜스지방의 함유량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덴마크는 지난 2003년 6월 1일부터 모든 가공식품의 트랜스지방 함량을 2% 이하로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기존의 패스트푸드점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으며 앞으로 서구음식 위주의 패스트푸드점은 자구책으로 건강에 좋은 샐러드, 저칼로리 세트 등의 웰빙 트렌드를 쫓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미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죽, 면류 등의 전통식품 위주의 패스트푸드점도 늘어날 것이며 향후 국민건강 지향을 위한 외식산업 발전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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