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옥 외 공동著 ‘한국의 여성정치세력화운동’

17대 총선에서 여성운동은 ‘따로 또 같이’란 말로 요약된다. 정치개혁,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 등을 목표로 전국 321개 여성단체가 벌인 공동 투쟁의 결과, 39명의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최근 발간된 ‘한국의 여성정치세력화운동’(조현옥 외 10인 지음, 도서출판 사회와연대)에는 여성계가 주도한 정치개혁운동 과정과 여성들의 활동이 정리·기록돼 있다.
강경희 한국여성재단 사무총장, 김민정 서울시립대 교수, 김원홍 한국여성개발원 법정치연구부장, 김현희 한신대 교수,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오유석 성공회대 연구교수,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교수 등이 공동 필자로 참여했으며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의 당선사례도 실렸다.
여성의 정치세력화는 그동안 여성과 가장 관련 없는 분야로 치부되거나 또는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정치를 거부하던 형태에서, 정치영역에 여성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참여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인식하고 영향력을 발휘하자는 전환을 의미한다.
2003년 5월 여성신문이 주최한 ‘2004년 총선을 위해 여성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여성단체 대표들의 논의의 결과물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의 활동 성과는 눈부셨다.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제4장에서 총선여성연대 활동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제도개선 활동을 통해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했고 낮았던 비례대표의 비율을 50%로 확대한 점, 국고보조금 중 10%를 여성정치발전기금으로 명시하도록 한 점 등을 성과로 지적했다.
그러나 전국의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연대체를 구성했으나 전반적인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점, 여성의 정치 참여란 부분에서는 합의하지만 수많은 정치적 의제들 앞에서는 진보와 보수 등의 이념 성향에 따라서 갈라져 버리기 때문에 낮은 단계의 연대 및 세력화 작업만 가능했다는 점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17대 총선과 여성후보 추천운동, 기금모금 운동, 여성 유권자의 투표 성향과 시민단체의 영향, 17대 총선에서 여성운동의 성과와 전망 등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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