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투르와 생테밀리옹 그리고 스페인 마드리드를 가다

6월 3일 아침, 드디어 라데팡스 근처에서 차를 인수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지도책을 들고 “오를레앙, 오를레앙”을 외치다가 오를레앙을 지나면 “투르, 투르”를 외쳤고 딸은 익숙지 않은 수동 기어 차를 몰다가 매표소만 나타나면 ‘덜커덩’거리며 시동을 꺼뜨렸다. 롤러 코스터를 타는 긴장감 끝에 찾은 첫 캠프장은 루아르 강 옆의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다.
직원은 영어를 하나도 못했고 우리는 불어를 못했다. 체크아웃 시간을 물어 보니 아침 8시란다. “아이고, 캠핑장 값이 싸니 아침 일찍 나가라는구나” 다음날 새벽에서야 8시에 문을 연다는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루아르 강 주변에 산재한 성들을 다니니 딸은 정말 동화 속의 공주가 된 양 즐거워했다. 마법의 성 같은 샹보르 성도 있었고 백설 공주가 살았음직한 시농소 성도 예뻤다.
프랑스 국도의 작은 길은 아름답고 한적했다. 스페인을 가려면 와인이 유명한 보르도를 거쳐가야 한다. 보르도만 해도 큰 도시라 그 근처 작은 마을 생테밀리옹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내가 즐겨 마시던 생테밀리옹 와인이 바로 이곳 마을 와인이다.
보르도 근방에 이르니 좌우 팔방 온통 포도밭이다. 그것도 2, 3년도 안된 것 같은 어린 포도나무가 즐비하다. 포도협동조합에서 딸의 탄생 연도인 78년생 와인을 샀다. “너 결혼하는 날 기념으로 마시자”는 나의 말에 딸은 “평생 못 마실지도 모르겠네”라고 염장을 지른다.
6월 5일 오전, 생테밀리옹을 떠나 8시간가량 운전해서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해야 한다. 그 좋던 날씨가 프랑스 국경을 넘어서니 뙤약볕이 쨍쨍하다. 풍요롭던 농촌 풍경이 마드리드에 가까울수록 삭막하게 변한다.
마드리드도 유럽에선 대도시다. 경찰관에게 길을 물어 겨우 찾아간 마드리드 인근 ‘오수나’ 캠핑장은 기가 막혔다. 더위에 웃통 벗고 수상하게 생긴 남자들이 왔다 갔다 하질 않나, 나무 그늘 하나 없이 살벌하고 지저분해서 마치 게토(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만든 유대인 집단 수용소)에 들어 온 것 같았다.
딸은 한숨을 푹 푹 쉬며 침울해 했고 나는 ‘공주님’을 불편한 숙소로 안내한 죄 지은 시녀같이 입이 말랐다. 하루를 억지로 캠핑장에서 보내고 다음날 일찍 마드리드 시내 한가운데로 차를 몰았다. 어제를 보상하려는 듯 가장 번화가인 솔 광장의 호텔을 얻은 다음에야 딸의 얼굴에 웃음이 돌았다.
마드리드 날씨는 6월 초순인데도 찌는 듯 무더웠다. 솔 광장 근처 ‘타파 바’를 찾았다. 타파는 간단한 안주 같은 먹을거리인데 그 종류도 많고 맛도 있다. 스페인에는 수없이 많은 타파 바가 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거의 이곳에서 하루 종일 아침에는 차와 추로, 오후와 밤에는 맥주와 와인 샹그리아 등을 마시며 소일한다. 이 곳에서 샹그리아(스페인 고유의 빨간색 칵테일)를 마시면서 스페인 입성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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