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보양식 해신탕 ‘동해별관’

계절 타서 입맛 없는 건 남의 나라 얘기고 사시사철 잘 먹고 잘 사는 메뚜기 떼. 그래도 여름이니 보양식을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미명으로 지난 몇 주간 삼계탕, 닭한마리, 추어탕에 장어까지 각종 보양식 아이템들을 줄기차게 먹어댔다. 그래도 왠지 부족해서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하는 생각으로 인터넷 서핑 중 ‘해신탕’이란 새로운 보양식 아이템을 발견했다!
“해신(海神)탕은 바다의 신이 먹는 음식으로 삼계탕에 전복, 새우, 가리비, 낙지 등의 해물을 넣어 만든 최고의 보양식입니다”
고급 일식집에선 10만 원 안팎의 비싼 음식인 이 해신탕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동해별관’의 정보를 입수, 굵은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일요일 아침 위치 확인차 전화를 걸었다.
“포항에서 해산물이 못 올라와 오늘은 영업 안 합니다. 경매시장에 좋은 해산물이 없거나 비행기가 못 뜨는 날은 영업 안 하니깐 궂은 날은 오시기 전에 전화 한번 주십시오”라는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 포항에 계시는 사장님의 어머니가 매일 새벽 그날 장사에 쓸 해산물을 경매시장에서 구입해 비행기로 부쳐준다고 한다. 그래서 횟집이면 마땅히 있어야 할 커다란 수족관도 없고, 물 좋은 해산물도 매일 다르다.
9개월 전에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는데, 마당에 쭉 깔린 자갈을 밟고 마루에 올라서니 편한 이웃집에라도 놀러 온 듯한 기분이다. 손님의 대부분은 퍼지게 앉아 술 먹는 팀들. 메뚜기떼도 그 마루 한편에 자리를 잡고 해신탕과 동해 정식을 주문했다.
몸에 좋은 재료들을 총망라한 해신탕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당귀향이 진하게 나는 국물은 보약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고, 닭과 해산물을 건져 산뜻한 겨자 소스에 찍어 먹으니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했다.
동해별관의 주 메뉴인 ‘동해정식’은 야채죽. 3∼5가지 생선이 들어간 막회와 고동무침, 해물전, 돼지 보쌈, 튀김, 꽃새우, 그리고 마지막에 탕까지 푸짐했다. 탕은 아구 지리를 선택했는데, 미더덕을 입에 넣은 블랙 메뚜기가 이렇게 싱싱한 미더덕은 처음 먹어본다며 감탄을 했다. 동해정식에 차례로 나오는 음식은 단품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만 원 단위로 내준다고. 일단 정식을 시켜서 여러 가지를 맛본 후 특별히 더 당기는 음식이 있다면 ‘막회 1만 원어치 해주세요’란 식으로 주문하면 되겠다. 가격까지 시원한 이 곳의 싱싱한 해산물이면 여름 보약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 2번 출구 우체국 방면으로 나와 하나은행 뒷골목. 골목 앞에 동해별관 간판이 커다랗게 붙어있다.
▲전화번호 : 02-363-4221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 연중무휴(날씨가 안 좋은 날은 전화로 영업하는 지 확인하고 갈 것)
▲메뉴 : 동해정식(2인분에 3만 원, 1인분 추가마다 1만 원 추가), 동해진미(2인분에 5만 원), 해신탕(1∼2인분 2만 원, 3∼4인분 3만 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