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돼지갈비, 소도둑’

이 집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맛집 소개 글에서다. ‘대학로 소도둑, 여기서는 두 번 놀라게 된다. 돼지갈비를 시켰는데 쇠갈비(사실은 쇠갈비 같은 돼지갈비)가 나와서 놀라고, 계산할 때 내가 쇠갈비를 먹은 줄 알았는데 돼지갈비 값이 나와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이 글을 읽고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몇 번 다니다 보니 정말 딱 맞게 쓴 소개 글이지 싶다. 이 집의 돼지갈비는 쇠갈비처럼 선명한 다이아몬드 칼집이 나 있고, 갈비 한 대씩 고기가 둘둘 말려서 나온다. 그 맛도 양념에 적정 기간 숙성되었는지 육질이 상당히 부드러워 야들야들 쇠갈비 못지않고, 양념의 간도 적당해 굳이 쌈장 등을 찍지 않고 고기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
예전에 한 번 같이 왔던 일행 중 돼지고기를 못 먹는 이가 있어 쇠갈비를 시킨 적이 있는데, 가격을 차치하고 내 입맛에는 돼지갈비가 쇠갈비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맛났다.
그래서 가게 이름이 소도둑이 아니겠는가! 메뚜기떼 멤버 중 블랙 메뚜기가 이 집을 특히 좋아하는데,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류승범과 윤소이가 식당에서 밥 먹다가 불량배와 시비가 붙어 멋지게 한 판 벌였던 배경 장소가 바로 이 곳이기 때문이란다.
한마디로 말해 소도둑은 ‘대학로’라는 동네에서 매우 효율적인 고깃집이다. 사실 이 집이 맛집 즐비한 동네에 있었다면, 맛집으로 추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집을 맛집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마땅히 갈 곳 없는 대학로에서 가격 대비 푸짐한 양에 보통 이상의 맛, 오랫동안 앉아 술 마시기에도 꽤 괜찮은 분위기로 단연 돋보이는 고깃집이기 때문이다.
밑반찬도 골뱅이 무침, 삶은 감자샐러드, 부추 부침개, 삼색냉채 등 평범함 고깃집 밑반찬이지만, 맛도 다 괜찮은 편이고 한 상 가득히 차려지니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하다.
요즘이 소도둑에 가기 딱 좋은 계절이 아닌가 싶다. 낮에 가면 실내에서 가스 불에 구워 먹게 해주고 저녁 때 가서 야외에 앉으면 숯불에 철판 깔고 구워 먹도록 해주는데, 저녁 시간 대학로에서 어디 갈까 헤매는 분들, 술집 가서 실속 없는 비싼 안주 먹지 말고 소도둑 가서 식사와 함께 술 한 잔 하는 건 어떨지? 뉘엿뉘엿 해 넘어가고 제법 시원한 바람이 선들선들 부는 여름 저녁, 군데군데 노란 조명 반짝이는 소도둑 마당에서 새빨간 숯불 위에 푸짐한 갈비 구워 먹는 기쁨이란! 여기에 시원한 맥주까지 곁들이면 이런 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을 것이다.
쪾전화번호:02-744-8313
쪾영업시간:11:00 ~ 24:00 / 연중 무휴
쪾찾아가는 길: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오른편으로 난 길로 쭉 가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경사진 왼쪽 길로 조금 더 걸어가면 ‘서민돼지갈비, 소도둑’ 간판이 보인다.
쪾가격:양념돼지갈비(250g, 7000원) 원조양념갈비(300g, 8500원)
▲TIP  양이 많은 편이니, 인원 수보다 적게 시키고 나중에 추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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