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 왜 뜨나

방영 중반을 넘어선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시청률 고공 행진이 놀랍다. 6월 1일 첫 방송에서 17.4%(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높은 시청률로 시작해 4회만에 30% 벽을 깨더니 15일 방송된 5회는 35.3%, 6회는 35.1%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상반기(1월 1일∼6월 19일)에 방송한 드라마 중 회당 최고 시청률. 동 시간대 TV를 시청하는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김삼순에 빠져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뜨거운 반응은 온라인으로도 연결돼 MBC 인터넷 ‘내 이름은 김삼순’ 홈페이지에는 이미 3만5000여 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6회에서 약간 주춤하긴 했지만 급격한 시청률 상승을 보여온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인기 비결은 20∼30대 여성의 현실이 드라마 속에 그대로 들어있다는 데 있다.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은 서른 살 삼순(김선아)의 통쾌한 대사, 누구나 경험했을 삶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보며 “저건 내 얘기잖아”라고 반응하며 깊게 공감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김종휘 문화평론가는 “평범하고 뚱뚱한 노처녀가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위안감”이라 표현했다. 이는 “73%의 여성이 자기가 뚱뚱하다고 생각한다는 어느 조사에서 보듯 삼순이는 이 땅의 평균 여성들이며 이 드라마는 모든 삼순이들을 위한 로맨스”라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와도 일치한다.

삼순이를 좋아하는 건 여성뿐만이 아니다. 직장인 김동형(29)씨는 “드라마를 매주 챙겨보고 있다”며 “김선아의 코믹 연기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남성들은 왜 예쁘고 완벽한 여성 희진(정려원)이 아닌 삼순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강명석 문화평론가는 “남성들은 여성들과 다른 이유로 이 드라마에 빠져있다”며 “삼순이라는 이상적인 여자친구에 대한 판타지”라고 전했다. 삼순이가 남성들의 이상적인 여자친구라고? 그는 진헌(현빈)이 어머니에게 삼순을 설명하는 장면을 예로 든다. “자기 손으로 성실하게 일해서 그 돈으로 꿈을 키우는 여자. 이 세상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건강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명쾌한 여자”라는 말은 남성들이 가진 ‘편안한 여자친구’라는 여성상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여성과 재벌 남성의 연애’라는 흔한 로맨스 공식으로 ‘변종 신데렐라 드라마’라는 의견도 있지만 삼순은 기존의 드라마 여주인공과는 다른 점이 있다. ‘파리의 연인’의 강태영(김정은)이 한기주(박신양)가 마련해준 회사에 출근한다거나 ‘풀하우스’의 한지은(송혜교)이 집안일에 파묻혀 있는 것과 달리 삼순은 자신의 힘으로 유학해 전문 파티셰(제빵사)로서의 실력을 갖췄다.

헤어진 애인의 약혼 케이크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면서 “난 먹는 것 갖곤 장난 안 칩니다”라고 자신의 일에 대해 당당하게 말한다. 진헌에게 “또 반말하면 죽여버릴거야”라고 소리치고 먼저 기습 키스를 하는 모습도 기존 드라마의 수동적인 여성과는 다른 면이다.

반면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유은정(33)씨는 “대사는 재미있지만 뻔한 줄거리”라며 “초반부에 적극적인 체 하고 있지만 돈 때문에 계약 연애에 동의하는 등 하이틴로맨스의 귀엽고 통통한 30대 여주인공 버전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배우 김선아에 대해서도 “영화 ‘위대한 유산’이나 ‘S 다이어리’때의 ‘김선아표 코믹연기’의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김훈순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삼순이 기존 드라마의 여성 캐릭터보다 현실적이고 솔직한 면은 있지만 결국 잘난 남자의 사랑을 얻는 것이 목표”라면서 “캐릭터만 변했을 뿐 전체 드라마 맥락에서는 여전히 가부장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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