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대학생 ‘반윤희’ 미니홈피에 방문자 500만명 “연예인도 얼짱도 아닌, 그래서 더 편하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연예인의 의상, 머리, 액세서리를 따라하면서 그들과 비슷해지고 싶어하는 욕구는 1020세대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 사이에 연예인을 모방하는 ‘스타 따라하기’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엔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한 개인 간의 네트워크가 활발해지면서 스타가 아닌 일반인이 모방의 대상이 되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연예인을 따라하던 청소년들의 모방심리가 일반인으로 확산돼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주인공은 반윤희(19·강릉대 전자공학1)씨이다. 기존의 ‘얼짱’과는 다른 ‘스타일짱’으로 불리는 그의 미니홈피는 하루 평균 2만5000여 명의 방문자가 다녀가고 총 방문자 수는 500만 명에 이른다. 6월 10일 발표된 인터넷 포털 ‘엠파스’의 인기키워드 순위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터넷 포털 지식 검색 사이트들에는 그의 의상과 액세서리에 대한 200여 개의 질문과 답변이 등록돼 있다. 이렇게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그의 패션을 따라하려는 청소년들 때문이다.

그의 의상은 평범한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등이 주를 이룬다. 화장을 진하게 하지도 않고 가끔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기도 하는 등 예쁜 표정만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다. 이런 솔직한 모습이 네티즌에게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반씨의 인기는 2003년 3월 홍천여고 재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만든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카페에서 시작됐다. 현재 3만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이 카페에 올린 사진이 인터넷을 타면서 이름이 알려져 2004년 9월 개설한 ‘반윤희공식지정1호카페’라는 이름의 팬카페에는 2만6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미니홈피에 마련해 놓은 ‘반윤희라는 사람’폴더는 팬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를 올리는 공간이다. 네티즌 전다비씨는 “항상 당당하고 행복한 그녀, 스타일이 멋진 그녀, 연예인도, 얼짱이 아닌 반윤희, 그래서 더 편했던 반윤희”라는 글로 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사람들의 관심에 “자신은 얼짱이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그는 이 곳에 올라온 사람들의 글에 일일이 답글을 단다.

그에게 비판적인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즐겨 입는 티셔츠, 바지, 운동화들이 대부분 유명 메이커의 상품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청소년의 ‘스타 따라하기’ 현상을 “공교육에서 기인한 바”라면서 “학교에서 자신의 멋을 살릴 방법은 가르치지 않으면서 지나친 규제만을 함에 따라 청소년들이 스타의 멋을 자신에게 대입하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가 아닌 일반인 ‘반윤희’에 대한 추종에 대해서는 “‘순수’한 이미지를 찾는 대중이 만들어낸 또 다른 ‘스타’가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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