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메뚜기 맛탐사] 쿠킨 스테이크

내가 생각하는 가장 우아한 식사 장면은 은은한 조명의 레스토랑에서 하얀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에 앉아 팔뚝에 하얀 천 걸친 웨이터의 서빙을 받으며, 와인잔 ‘쨍’ 부딪치며 슬쩍 힘만 줘도 쓱쓱 잘리는 스테이크를 먹는 것. 하지만, 부자 애인이라도 있어서 부담 없이 얻어먹을 수 있다면 모를까. 먹으면서도 계산서 생각에 마음 편한 식사가 될리가 없다. 그런데, 세상에 오늘의 스테이크를 단돈 1만 원에 파는 집이 있단다. 밑져야 1만 원이라는 심정으로 찾아갔다.

가게 문 앞에 요일별 스테이크를 안내하는 문구가 커다랗게 써 붙어 있다. ‘오늘의 스테이크’는 매일 50개 한정 판매. 그렇다면 선착순 50명 안에 들지 못하면 제 값 주고 다 먹어야 하는가. 50개 이후부터는 비프스테이크로 대체한다고 하니 헛걸음할 염려는 없다. 단, 원하는 스테이크가 따로 있다면 요일을 골라 찾아가되 가기 전 전화로 판매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테이블이 10개 남짓한 가게 내부는 꽤 깔끔한 편이고, 한편에는 와인렉(거치대)까지 구비되어 있다. 비교하기 위해 오늘의 스테이크와 제 값 다 받는 메뉴판의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코스는 수프→빵과 샐러드→메인 디시→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수프는 날마다 양파, 당근, 감자, 브로콜리, 콘 수프가 번갈아 제공되며, 샐러드의 드레싱은 딸기, 치즈, 오리엔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스테이크 소스는 모두 네 가지로 칠리, 데리야키, 쿠킨 스페셜, 바비큐가 있는데, 종업원에게 주문한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소스를 추천 받는 것이 좋다.

메인 디시는 스테이크에 볶음밥 한 덩이, 매시드 포테이토 한 덩이, 옥수수 샐러드까지 곁들여 있어 꽤 그럴싸하다. 다소 진한 듯한 소스가 고기의 맛을 가리는 것 같아 아쉽고, 전반적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맛은 아니다(진한 소스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주문 시 소스는 따로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린 시절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그 맛처럼 정감이 있으며, 스테이크 육질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미디움으로 구워진 스테이크는 야들야들 부드러워 크게 힘주지 않아도 잘 잘리고, 몇 번 씹지 않아도 꿀떡꿀떡 넘어간다.

이보다 가격이 두 세배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는 확실히 훌륭하다. 오늘의 스테이크와 제 값 다 받는 스테이크와의 차이는 고기가 약간 더 큰 것과 데코레이션용 음식 아이템이 좀 더 추가되는 정도이니, 굳이 제 값 다 받는 스테이크를 주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업시간:낮12시∼오후3시(2시 10분 주문 마감), 오후5∼10시(9시 10분 주문 마감)/ 연중 무휴

·오늘의 스테이크 메뉴:월-안심, 화-립아이, 수-비프, 목-티본, 금-연어, 토·일- 비프

·찾아가는 길:지하철 7호선 이수역 10번 출구로 나와 돈박사 우측으로 난 골목으로 직진. 사당김밥 뒷건물 2층. 02-593-0108

▲Tip 잔으로 판매하는 와인 종류 다양하고, 와인 키핑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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