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요양시설 운영하는 김정희 은성원 원장

이번 심포지엄에서 청중에게 가장 많이 질문을 받은 김정희 은성원 원장. 무엇보다 자신의 체험에서 중증노인 전문 요양시설을 건립, 9년간 운영해온 일관된 마인드와 비전이 많은 공감대를 일으켰다.

그는 남편의 유학으로 일본에서 89년 귀국했을 때 친정아버지가 알코올성 치매질환을 앓고 있었다. 아버지를 부양할 여건이 안 됐던 그는 결국 아버지의 간호와 임종을 병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이를 계기로 치매, 뇌졸중 등 중증장애 노인보호시설을 만들게 됐다.

“우리나라에선 유교사상으로 ‘부모부양자는 자녀’로 인식돼 있지만, 점차 핵가족화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데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며느리 혹은 딸이 멀쩡히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치매부모를 모셔야 하나요? 전 그래요, 며느님이 어디 가서 파출부라도 해서 받는 월급만 비용으로 받겠다고, 즉 자녀가 벌어서 줄 수 있는 돈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받겠다는 거죠. 노인이 경제력이 없으니 부양 전문성을 살려 자식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가족공동체를 형성하고 싶어요”

김 원장은 한국정부가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해 정신보건법을 제정함으로써 정신과 간호사 출신인 자신이 사회복지 시설을 만들 수 있는 근거법이 생겨났고, 그래서 한국 최초로 개인이 만든 장기 노인요양보호시설 ‘은성원’을 97년 12월 개원했다. 사업은 은평구에 2층 주택을 지어 자신의 가족이 2층에 거주하고 아래층엔 10명의 지역 노인을 받아들이며 시작됐다. 올해 3월 법인사업을 인가 받았다.

“이 곳의 노인 공동주택들은 결국 ‘사회주택’이죠. 대안적 커뮤니티로 함께 만들어가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공동으로 경비절감 효과도 얻는 거죠. 아마 한국에선 사회복지시설과 그룹홈이나 공동주택 논의가 같이 시작돼야 할 거예요”

그러면서도 김 원장은 “한국은 일본을 벤치마킹 해 일본에서 이미 기존 제도에 대한 반성이 일 때 한국에선 오히려 그 제도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소신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해선 안 된다”는 것.

“‘고령화’란 병자로서 오래 산다는 무서운 사실을 의미합니다. 결국 저출산 문제와 필연적으로 맞물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복지예산은 우리 자녀들의 채무입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소박하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김 원장은 올 6월 시설 지역서포터스 그룹을 정식 발족해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주민사업”으로 자신의 사업 비전을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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