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과 '멘티' 황혜민 수석무용수

“혜민이를 보고 있으면 꼭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요”

문훈숙(42)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에게 황혜민(27) 수석무용수는 특별한 존재다. 문 단장이 3년 전 발레단 수석무용수 자리를 내놓고 단장직만을 맡게 됐을 때 처음 만난 무용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원석을 다듬어 보석을 만들 듯 황혜민에게 공을 들였다.

“혜민이는 마치 스펀지 같아요. 가르쳐주는 그대로 흡수해서 잘 따라하거든요. 연기력이 모자란 것도, 타고난 재능이 없어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해야 하는 점도 나랑 똑 닮았어요”

지난해 겨울 문 단장은 황혜민을 자신의 은사인 루마니아 출신 발레 지도자 제타 콘스탄티네쿠(Geta Constantinescu)에게 보냈다.

“발레리나에게 선생님은 스승이자 엄마이고, 형제며 친구 같은 존재예요. 23세 때 만난 콘스탄티네쿠 선생님이 내게 그런 존재였어요. 혜민이에게 좋은 지도자 밑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이처럼 제자에 대한 스승의 깊은 사랑을 제자는 알까?

“선생님 역시 주역 발레리나였기 때문에 무용수가 겪는 고통, 갈등이 어떤 것인지 말 안 해도 잘 알아주세요. 힘들 때마다 선생님께서 먼저 건네는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되죠”

초등학교 때 문 단장의 지젤 공연을 보고 문 단장 같은 발레리나가 되길 꿈꾸었다는 황혜민.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하면서 스승과 제자로 문 단장을 다시 만났다. 동작 하나 하나, 상대 무용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까지 세심하게 가르쳐주는 문 단장을 보면서 ‘막연한 동경심’은 ‘무한한 존경심’으로 바뀌었다.

“2003년 가을 선생님의 뒤를 이어 지젤 역을 맡았을 때였는데 선생님하고 둘이 일요일에도 나와 연습했던 건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현재 문 단장과 황혜민은 13일부터 1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릴 유쾌하고 발랄한 발레 ‘돈키호테’ 연습에 여념이 없다. 황혜민이 맡은 주인공 ‘키트리’역 역시 문 단장의 단골배역이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도 잘 맞는 궁합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혜민이와 나는 찰떡궁합이에요. 보람이오? 해가 다르게 성장하는 혜민이 같은 무용수를 볼 수 있다는 거죠”

‘멘토’란?

멘토(Mentor)라는 말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기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준다. 그런 이유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현대에서 멘토링은 주로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과 네트워크 형성의 방법으로 활용된다. 회사나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1대1로 전담하여 구성원(멘티:Mentee)을 지도, 코치, 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 성장시키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70년대 말 미국의 운송회사 페덱스(Fedex)가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뒤 전세계의 많은 기업이 ‘현장훈련을 통한 인재육성’이라는 취지로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의 기업들이 체계화된 멘토링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불과 2∼3년 전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멘토링 제도를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운용되는 멘토링은 새로운 인재관리의 툴로서, 리더십 개발의 방안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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