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사건 등 범죄 피해자 지원 시급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국내 처음으로 피해자지원과를 신설, 5월부터 유영철사건 피해자 유자녀 등 3명에게 소액의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범죄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에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의정부역에서 만난 유영철사건 피해자 가족인 임경희(32·가명)씨는 지난해 7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동생을 잃은 뒤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

“동생 흔적을 보면 자꾸 되새겨지니 너무 힘이 듭니다. 엄마는 충격이 커서 절에 들어가 안 나오고 있어요”

여성만 11명, 노인 부부 등을 포함해 총 21명을 살해하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영철사건. 범인 유영철은 살인을 선고받은 상태지만 사건으로 동생, 형제, 부모를 잃은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까지 당시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있다.

임씨는 최근까지 동생의 시신 장면이 떠오르고 동생이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착각, 불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던 그가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사건의 여파가 컸던 탓인지 그와 같은 증상에 시달리는 유가족 4명도 일주일에 한 번 강남의 한 심리클리닉에 모여 매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임씨는 “사건 직후 언론에서 ‘윤락녀’라고 퍼뜨려 가족이 더 상처를 받았다. 특히 ‘부모가 돼서 딸이 저러고 다니는 것도 몰랐냐’는 손가락질을 할까봐 나이 드신 분들은 더욱 힘들어한다”고 말한다. 현재 사건 피해자 가족 6명과 경찰의 부실 수사와 관련,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임씨는 “유가족들은 대부분 외부에 드러나기 싫어하고 집안에만 있으려 한다”며 “사건을 겪고 난 뒤 자살을 생각한 가족들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인천에 사는 한 유가족은 괴로움에 시달리다 자살해 피해자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부담감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전문가 진단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 ‘유영철사건 피해자 가족을 위한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조용범 이화여대 심리학과 겸임교수는 “대부분 가족이 죽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해 악몽, 불안, 알코올 중독, 흥분 등 자기파괴적인 증세를 보인다”며 “소송을 진행 중인 유가족들도 소송이 마무리되면 허탈감 등으로 인해 더 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현재 다른 범죄 피해자들과 연계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상에 카페(cafe.daum.n

et/PTSDhealing)를 개설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관련 자료를 게재하는 한편 피해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 최모(35)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사고나 재난 발생 등으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피해자 가족의 경우 심리치료가 중요한데 제도가 없어 자기가 알아서 가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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