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TV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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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시대 개막

실시간 양방향 방송·화질도 깨끗…'1인 TV'시대

배터리 강화·소비전력 최소화가 활성화 과제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를 시작으로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드라마엔 으레 따라붙는 별칭이 있다. 바로 '귀가시계'가 그것. 그러나 이제 시청률이 아무리 높아도 귀가시계라는 별칭으로 불릴 TV 프로그램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나 TV를 볼 수 있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 sting) 시대가 개막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위원회가 지상파 DMB 사업자로 한국 DMB-CBS컨소시엄과 YTN DMB, KMMB 컨소시엄, KBS와 MBC, SBS 등 6개 사업자를 선정함으로써 이르면 올 5월께에는 정식 서비스가 개시될 전망이다.

DMB는 문자 그대로 영상과 음성을 디지털로 전환해 전송하는 방송방식으로, 95년 유럽에서 시작된 디지털 라디오와 디지털 오디오 방송(DAB:Digital Audio Broadcasting)이 시초다. DMB는 DAB에 영상을 얹은 개념으로 일본의 MBco가 지난해 위성파 방송을 최초로 시작한 데 이어 우리나라가 지상파 방송의 첫 장을 열게 됐다.

이 서비스가 본격 제공되면 최대 시속 200㎞로 이동 중에 7인치 화면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 즐길 수 있다. 휴대전화나 PDA로 지하철 안에서 '대장금'이나 '불멸의 이순신'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답이다. 물론 디지털 방송이니 만큼 화질도 선명하다. 이론상 DMB는 CD나 DVD 수준의 음질과 화질을 제공한다. DMB를 손안의 TV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DMB는 크게 위성파 방송과 지상파 방송으로 나뉘는데, 중계기가 지상 위에 있느냐 하늘 위에 떠있느냐가 기준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상파 DMB는 보통의 TV방송이고 위성파 DMB는 스카이라이프쯤 된다고 할 수 있다. 위성파 DMB는 전파 중계 방식의 차이 때문에 여러 개의 채널 서비스가 가능하며, 중계기 설치가 어려운 산 정상이나 외딴 섬 등에서도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값비싼 위성을 사용하므로 서비스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다.

DMB의 또 다른 매력은 방송과 통신의 결합으로 시청자가 참여하는 양 방향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휴대전화로 DMB를 즐기는 경우, 방송을 보면서 휴대전화의 버튼을 눌러 시청자의 의견을 방송국에 전달할 수 있으므로 진정한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DMB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아직 넘어야 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단말기다. 현재 출시되는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로는 연속 방송 시청 시 채 2시간도 버틸 수 없다. 결국 통화까지 해야 하는 DMB용 휴대전화로는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는 도중에 배터리가 나가버려 전화 통화마저 할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말기 제조사들은 하나의 칩에 여러 기능을 넣는 원 칩(one chip) 기술로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DMB 서비스는 곧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분석에 따르면 DMB가 2010년까지 14조7000억 원의 생산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아마도 내년 여름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월드컵 중계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지영/과학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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