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딸 직업학교 '하자센터' 보내는 이혜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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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헤쳐나갈 '힘' 생겼어요”

“일반 학교는 수업이 내신 위주다 보니 아이가 '앞날이 암담하다'면서 학교를 그만 두더군요. 혼자서 공부하다 하자센터를 알게 돼 아이가 직접 선택해 갔습니다”

이혜자(52)씨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싫어 일반학교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온 딸 혜솔이를 청소년 직업학교 하자센터에 보내고 있다.

일반학교로 치면 올해 고3인 혜솔이는 자율적인 사고와 학습을 가능케 하는 하자센터의 교육방식을 더없이 마음에 들어한다. 처음엔 '아이가 대학을 못 가면 어떡하나' 걱정하던 이씨도 차츰 아이의 생각과 변화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하자센터에서는 아이들이 모든 것을 알아서 자율적으로 합니다. 담배 피우는 아이가 있으면 자체 회의를 열어 흡연실로 가도록 규칙을 정하고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이 있으면 선생님한테 건의를 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씨는 혜솔이를 하자센터에 보내는 첫날, 일반 학교의 '딱딱한' 입학식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기획, 구성한 파티 형식의 입학식을 보고 감탄했다.

그는 “아이가 '걸어서 바다까지'라는 프로그램에 7박 8일 참가하고 와선 '엄마, 앞으로 살아가는 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면서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서울대 보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이젠 일류대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습니다. 아이가 배우는 것을 옆에서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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