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뒤에 숨은 남학생 개성 인정해 주길”

지금 4학년인 우리 아이가 2학년 때쯤 “엄마, 여자가 더 똑똑하지?” 라고 물으면서 곧 “그럼, 여자가 더 야무지고 똑똑해”라고 스스로 대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아이의 질문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이는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입버릇처럼 하신 말씀을 다시 엄마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맞벌이 주부인 나는 아들만 둘을 키우기 때문에 아이들을 집안 일에 적극 협조하도록 키운다. 아들만 둘이어서 딸 심부름과 아들 심부름을 구별해 시키지 않고, 남편도 아들만 삼 형제로 자라서인지 집안일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편이다. 가정 내에서의 교육, 특히 남자아이들의 엄마가 양성평등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 온 나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무언가 실망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동심을 사로잡는 칭찬스티커를 많이 받는 것도 거의 여자아이들이 독차지하고, 상을 좀 더 많이 받는 것도 여자아이들의 몫이다. 반면 교실의 말썽꾸러기는 늘 남자아이들의 몫이다. 심지어 새 학년이 되어 담임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때 “그 선생님은 남자아이들을 무척 심하게 혼내니까 아이를 특별히 주의시키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남자아이들의 본성을 어쩌란 말인가.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남자만 학급회장을 하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남자회장, 여자회장이 따로 있고 청소년 단체장을 여자아이가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인 '학교'가 여자를 대등하게 대하고 학교와 교사들이 변화하는 것은 무척이나 반갑다.

마찬가지로 개구쟁이에 까불기도 하지만 남자아이들을 남성이라는 울타리로 획일화해 보기보다 개인의 장기와 특성을 살려서 본다면 장점이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

유아기부터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받는 21세기의 우리 사회에서는 남녀 간의 개성과 차이를 수용한 적절한 양성평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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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40·직장인, 서초구 반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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