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제' 부활 시도 공방

입법 발의 주성영 의원 홈피 다운

여성단체, 서명의원에 질의서 계획

“남자는 군대 가서 2∼3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끌려가 있고 여자는 남자 꼬실 생각이나 하며 외모 가꾸기에 정신없는…이 대한민국 대학…예비역으로서 너무나 억울하네요”

“가산점을 주고 싶다면, 우선 다른 취업문을 남녀 공평하게 만들고, 군가산점 10점씩 주십시오. 불공평한 상황에서 그나마 공평한 취업문 자리까지 뺏겠다…판단 좀 제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주성영 의원(대구동 갑)이 군가산점 부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입법 발의한 뒤 주 의원의 홈페이지와 언론사 사이트에 찬반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주 의원의 한 보좌관은 “개정안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바람에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됐다”며 “높은 관심에 흡족하다”고 밝혔다.

개정안 입법 발의에 대해 여성계의 반응은 “5년 전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이 사안이 입법기관에서 다시 발의되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위”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개정안에 서명한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공개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99년 12월 23일 발표한 결정문에서 “가산점제도에 헌법적 근거가 없는 이상 이 제도는 제대 군인의 사회복귀를 돕겠다는 취지하에 입법 정책적으로 도입된 것에 불과하다”며 “제대군인 가산점제도는 아무런 재정적 뒷받침 없이 현역군필자를 지원하려 해 결과적으로 여성과 신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초래해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보호'원칙에 어긋난다”고 명시했다.

법안을 발의한 주성영 의원은 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 등 15년간 검사로 일했다. 2003년 변호사 개업을 한 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주 의원은 2004년 4월 총선 때 91년 5월 춘천지검 근무 중의 음주운전 경력과 98년 9월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비서실장과 술자리에서 시비를 벌이다 폭행한 일로 총선시민연대로부터 낙선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 국정감사장에서 비정부기구(NGO)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에는 비생산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기생층(또는 기생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해 시민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뒤이어 그는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이 현재까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해 국회 내에서 색깔 시비를 일으켰다.

주 의원 외에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에 서명한 의원은 곽성문, 박혁규, 권오을, 정병국, 이인기, 김태환, 박세환, 정문헌, 김기현, 김재경, 권영세, 주호영, 김성조, 장윤석, 조성태, 엄호성, 이계진, 서상기, 송영선, 박순자 의원 등이다. 조성태 열린우리당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한나라당 의원이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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