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 여성들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

무엇을 바꾸고자 하느냐에 따라

영화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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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의 작업기간을 거쳐 성적소수문화환경운동을 지향하는 문화운동단체 '연분홍치마' 활동의 성과물이자 첫 작품을 내놓은 조혜영(왼쪽), 김일란 감독.

지난 15일 폐막한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여성신문상'을 수상한 '마마상'을 만든 김일란(34),조혜영(31)감독.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중심으로 성적소수문화환경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결성된 단체 '연분홍치마'의 활동가들이다. '마마상'은 영화이론을 전공한 이들이 영화 현장으로 뛰어든 첫 번째 작품이다.

'마마상'제작은 반성매매운동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활동의 결과물이에요. 저희 두 사람의 작품이라기보다 '연분홍치마'활동의 일부인 거죠(조혜영)

여성주의 세미나에서 만난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10명의 젊은이가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4년 5월에 발족한 단체가 바로 '연분홍 치마'이다.

기지촌 혼혈인 실태조사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마마상'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양희 이모를 알게 됐었요. 이모의 삶을 통해 성매매 문제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쇠를 얻었죠(김일란)

이들은 일주일에 3~4일은 양희 이모가 살고 있는 송탄으로 내려갔다. 여름에는 아예 모텔에 방을 얻어 한 달 동안 송탄에 거주하며 밀착 취재를 했다. '카메라를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경계의 눈빛을 보였고 카페에서 미군부대 내를 몰래 찍다가 헌병에게 들켜 필름을 압수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기지촌 상인협회의 입김이 센 군산 쪽에서는 상인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했다.

우리가 '성매매여성' '기지촌여성'이라는 용어 속에 가뒀던 그들의 삶이 실제로는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생각과 시각조차 변화시켰어요.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조혜영)

마마상이라는 직업을 가진 수많은 여성이 '왜 마마상이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각기 다른 답을 내놓듯이 기지촌에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각기 다른 개별적 삶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의 평면적인 반성매매운동과는 다른 방식에서 고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60-70년대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죠. 하지만 그 후 그들이 우리 어머니 나이 또래가 된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이 없어요. 마마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을 알렸다는 것도 의미가 있죠(김일란)

영화인보다는 비디오 액티비스트로서 문화 운동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겠다는 이들은 필요하다면 운동의 도구로 기꺼이 카메라를 들겠다며 여전히 영화는 사회변혁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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