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21세기 새로운 시대가 주는 젊은 에너지를 한껏 마시고 싶다면 5월 1일 상암동으로 오라.

상암동 벌판 아름다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로, 신록 아래 빛나는 평화의 호수를 따라 거대한 핑크빛 강물이 끝이 보이지 않도록 길게 길게 흘러간다.

그 강물은 전국에서 모인 1만5000명의 남녀노소가 여성마라톤대회 유니폼을 입어서 만들어낸 축제의 물결이다. 70대, 80대 노인부터 세 살배기 아기까지 하나가 되어서 5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신록의 공기를 호흡하면서 한적하면서도 활기에 차 있는 축제를 경험한다.

2000년, 여성신문사에서 시작한 여성마라톤대회가 올해 5월 1일로 5회째를 맞는다. 전국에는 수백 개의 마라톤 대회가 있지만, 역시 주요 참석자들은 남성 마라토너들인 가운데 '여성' 마라톤 대회는 유일하다. 여성마라톤대회는 경쟁적인 기록 경신을 위한 '마라톤'보다는 여성의 건강을 생각하는 가족 축제의 성격이 강하다. 또 전국 여성들의 세를 결집해 내는 초대형 규모의 여성행사로 의미를 갖고 있다.

여성만 참여한다는 뜻의 여성마라톤이 아니라, 여성의 에너지와 여성의 주체성이 강조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여성마라톤대회에는 늘 사회적 이슈가 있었다. 건강, 나눔, 돌봄… 등의 사회적 주제와 그를 담는 이벤트를 주최 측뿐 아니라 참가자들 자체가 즉흥 퍼포먼스로 연출해 낸다. 다양한 복장과 이벤트, 프로모션을 신나게 즐기는 동안 새로운 시대가 뿜어내는 젊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여성신문사의 여성마라톤이다.

1만5000명 속에는 전국 각계의 남녀 집단이 들어 있다. 보수도, 진보도, 기업도, 정치도, 학계도, 주부도, 5월 1일 상암벌에는 별 의미가 없다. 우리는 살아 있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주체들이며, 모두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걷고 달린다는 공감대만이 살아나는 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여성마라톤대회를 시작한다.

여성신문사 마라톤대회가 1만5000명 규모에 이르면서 대회적으로도 국내 4대 마라톤 대회가 되었다고 한다. 규모가 큰 것이 자랑이 아닐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신문사는 이 대회가 정확하게 여성의 정신 아래, 여성문화의 현장으로 기획되었으며, 이런 색깔을 유지하면서 일정 정도 규모를 키웠다는 데에서 우리의 할 일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 젊은 그대들!! 상암벌에서 만납시다!! 우리들의 데이트 시간은 5월 1일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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