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전, 부산 등 각 지역에서 오페라 '봇물'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루치아' 비제 '카르멘'등

올 상반기 국내 공연계는 '오페라 붐'이라 해도 될 정도로 크고 작은 실내 오페라 공연이 줄이어 있다. 특히 지난 2년여간 수십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운동장 오페라'들이 관객들로부터 외면 당하면서 실내 오페라가 갖는 새로운 시장성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레퍼토리들도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38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난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대표작 베버의 '마탄의 사수'나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오페라 공연이 서울지역에 집중됐던 것에 비해 전국 대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그 중 이 달에 열리는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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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간의 애절한 아리아가 백미인 '루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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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랑주 공연 무대를 그대로 옮겨온 국립 오페라단의 '카르멘'(왼쪽)과 맨해튼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 '사랑의 묘약'.

맨해튼서 펼치는 '사랑의 묘약'

낭만주의 작곡가 도니체티(1797 1848)의 작품 '사랑의 묘약'의 배경을 현대 미국 뉴욕 맨해튼으로 옮겨왔다. 주인공 네모리노는 뉴욕의 피자배달원. 그가 마음을 빼앗기는 아디나는 미모의 여자 경찰관이다.

어느 날 네모리노는 길거리에서 약장수 둘카마라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사랑의 묘약도 파냐고 묻고 둘카마라는 강장제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속여 판다. 사랑의 묘약을 손에 넣은 네모리노는 기세 등등해져 아디나에게 차갑게 대한다. 그러자 아디나는 홧김에 자신이 검거하려고 공을 들이던 폭력배 중간보스 벨코레에게 청혼을 해버린다.

연출자 신금호씨는 "예술의 본질은 창조성인데 오페라만큼은 새로운 해석을 하는 것이 전통을 지키는 게 아니라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무대에 올려 관객을 끌겠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현대적 해석을 담은 '사랑의 묘약'을 제작한 오페라 프로젝트 그룹 '삐우 앤 삐우 클래식'은 지난해 창단됐으며 작년부터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를 각색한 '레포렐로의 회상'을 비롯해 고전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23일까지 LG아트센터. 문의 02-3442-7466

정열적인 팜므파탈 '카르멘'

오페라의 대중화를 꿈꾸며 지역을 뛰어넘어 공연을 하는 곳도 있다. 62년 창단한 이래 꾸준히 명작들을 무대에 올려온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은 28일, 29일 양일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정통 그랜드 오페라 비제의 '카르멘'을 공연한다.

'카르멘'은 1875년 초연된 후 지금까지 가장 매혹적인 오페라로 꼽히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열정적인 집시여인 카르멘과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군인 돈호세의 어긋난 사랑을 그린 이 작품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하바네라' '꽃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주옥 같은 아리아가 등장한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오랑주의 야외배경과 스페인의 시대배경을 영상으로 처리했던 오랑주 공연의 야외무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철저한 시대고증과 재현과정을 거친 의상과 소품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8일, 2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문의 042-610-2222

연극과 오페라의 만남 '루치아'

그랜드오페라단은 모노드라마를 곁들인 오페라 '루치아'를 22일, 23일 양일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정략결혼으로 인해 갈등을 겪고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 루치아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동유럽 최고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내한해 조현수, 이승우, 박현정, 고예정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특히 3막에서 루치아가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결혼 상대자를 찔러 죽이고 손에 피를 묻힌 채 처절한 슬픔을 담아 무려 20분간 진행되는 곡으로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22일, 2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51-809-8445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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