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본고장 유럽서 승부하고파

7년차 정경미(32)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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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디자인에 뛰어든 7년차 디자이너 정경미씨. 하루 5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는 그는 오전에는 디자인 회의와 시장조사, 바이어 상담, 그리고 저녁 7시 이후에는 동대문에서 직접 판매를 한다.

"동대문의 장점이 뭔지 아세요? 이곳에 새 디자인을 내놓으면 성공과 실패를 바로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수익을 위해 자신의 옷과 유행 의류를 리폼해서 함께 판매하지만 정씨의 꿈은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에 옷을 파는 것이다.

"그동안 주로 일본에 수출했지만 내년쯤엔 유럽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미혼인 그는 "인생에서 30대는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밤 10시 미국 바이어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판매원서 시작, 드디어 사장되다

4년차 최정선(25)씨

최정선씨는 고교 졸업 후 대입재수를 하다가 '용돈을 벌기 위해' 판매원으로 취직했다. '옷이 좋아서' 계속 일하게 되었다는 그는 판매원 생활 4년 뒤 2004년 8월 드디어 자신의 상점을 열었다.

"자본금이 3000만원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렴한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 제가 판매하고 싶은 옷은 따로 있어요"라며 밝게 웃는 최씨는 상점도 늘리고, 도매 쪽 사업도 하고 싶지만 중국으로 진출해 우리 옷을 판매하고 싶은 욕심도 있는 젊은 여성이다.

"굳이 한류 덕이 아니더라도 우리 옷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젊으니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라며 "이왕이면 수출보다는 직접 진출해서 상점을 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온 오프 넘나드는 상인 꿈꾸다

한 달차 김현주 엄수련(23)씨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웹디자이너 경력의 김현주(23)씨와 불문학과 휴학 중인 엄수련(23)씨는 한 달 전 '장사를 배우기 위해' 이 곳에 온 동갑내기 친구다.

"부모님은 얌전히 직장 다니다가 시집이나 가라고 말씀하셨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는 김현주씨는 "판매, 제작, 디자인, 수출 등 모든 노하우와 인맥이 살아있는 동대문은 패션과 마케팅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확신한다.

엄수련씨는 휴학하고 동대문에서 일하기 위해 부모님께 장시간 미래 설계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단다.

"앞으로 2년 정도는 더 판매원으로 일한 뒤 우선 온라인 패션 쇼핑몰을 운영하고 이후 동대문에 패션숍을 오픈할 것"이라는 그는 "서른 즈음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번듯한 명함도 가질 것"이라며 그때 다시 찾아달라고 힘주어 말한다.

김미량 기자kmr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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