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첫발…월 순익 700만~800만원상점 2개 운영에 곧 도매점 오픈 예정

~b-2.jpg

<이기태 기자 leephoto@>

"이 곳은 젖먹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낮과 밤을 보내며 일군 제 일터입니다"

동대문 M상가에서 청바지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은애(35)씨. 작은 꽃집을 운영하던 그를 동대문으로 이끈 사람은 이 곳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던 그의 동생이다. 자본금 6000만원을 들고 99년 동생과 함께 눈에도 잘 안 띄는 상가 구석자리에 니트 상점을 오픈하며 동대문 생활을 시작했다. 예전 억대의 보증금이 오가던 동대문시장에도 빈 점포가 생길 정도로 경기불황이 계속되었지만, 그는 현재 청바지 전문 상점 두 곳을 운영하며 월 수익 700만 800만원을 유지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옷장사를 시작하니 사람을 만나도 얼굴보다 옷이 먼저 보이더라"는 김씨는 "지하철에서 젊은 사람들의 80%가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을 보고 주저 없이 니트 대신 청바지를 팔기 시작했다.

"이곳은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조금이라도 다르지 않으면 오래 버틸 수 없죠. 그래서 직접 디자인한 청바지를 팔기로 결심했어요"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한 적이 없는 그는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온갖 종류의 패션잡지와 샘플 속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몇 날을 골몰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면 얼마 가지 않아 다른 상점에 똑같은 옷이 걸리는 곳이 바로 동대문시장이다.

그는 "처음엔 많이 싸웠지만 동대문 디자인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며 "결국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남보다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공장 한 곳과 계약해 자신의 옷만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 그가 특히 신경쓰는 것은 바로 '워싱작업(판매 전 빨래하는 작업)'이다. 이 공정을 통해 색을 조절하고 주름 등을 표현하는데 이런 작은 차이가 매출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판매원이 자리를 지키는 대부분 상점과는 다르게 그는 매일 점포에서 10시간 넘게 일을 한다. 손님을 직접 만나야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단골손님에게는 직접 눈도장(?)을 찍어야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나태해질 때는 마음속에 찍어둔 라이벌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는 김은애씨. 그가 지닌 '상인의 욕심'은 바로 '승부욕'이다.

최근 3분의 1가격의 중국제품이 동대문에서 싼 옷 경쟁을 부추기고 있지만 그는 중국에서 자신의 청바지를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제품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오래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곧 도매 전문 상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제 청바지 브랜드를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싶어요. 목표를 이룰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한 10년 더 뛰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김은애씨의 동대문 생존전략

하나. 옷을 좋아해야 한다. 좋아하지도 않는 제품을 손님에게 권할 수는 없다.

둘. 자기만의 독특한 컨셉트를 가져라. 싼 가격이 아닌 창의성으로 승부해야 된다.

셋. 사람과 대화를 즐길 것. 사람 대하는 것은 장사의 기본이다.

넷. 끈기와 승부욕을 가질 것. 어려울수록 제품의 질과 매장관리에 힘써라.

김미량 기자kmryang@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