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해외진출'로 돌파구

명품관, 수입 멀티숍에 100만원대 고가 브랜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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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입점으로 대중화를 선택한 100만원대 고가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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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류시장의 메카 동대문이 경기불황을 이겨내고 새로 태어나고 있다.

동대문시장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현대식 복합 쇼핑몰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거대한 의류시장의 메카로 자리잡아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지속된 경기 불황은 동대문시장도 피해갈 수가 없었다.

동대문 컨설팅 전문가 이종수씨는 "최근의 동대문시장 매출은 전성기였던 2001 2002년에 비해 도매는 35 40%, 소매는 60 70%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동대문시장의 경기를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대문시장은 시장 다변화 노력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동대문시장에 불고 있는 고급화 바람이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특화된 브랜드 숍 공간이 마련되는가 하면 중년 여성을 위한 고급 의류 브랜드가 입점하고 있다. 또한 대형 쇼핑몰에 명품관이 마련되고 수입브랜드 전문 멀티숍이 늘어나고 있다.

두산타워 지하 1층에 위치한 디자이너 전문 숍 특화존(zone) '두체'는 젊은 동대문의 변화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130여 평 규모에 의류 및 잡화 23개 매장은 기존 상점보다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독특한 디자인과 자유로운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는 이 곳의 상품은 두타의 타 매장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주로 수입 디자인을 리폼하여 판매한다는 매장 'YOUARENOTALONE'의 연동헌 마케팅팀장에 따르면 "트렌드에 따른 유행이 아닌 희소성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 20대 초 중반 여성들이 높은 가격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일평화시장에 위치한 'Christine JH'의 경우는 고가의 브랜드가 동대문으로 들어온 특이한 경우이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즐겨 입어 유명해진 '센존'스타일의 고급 정장은 한 벌에 150만 원 이상의 고가 아이템이다. 숍 마스터 장미씨에 따르면 "동대문 매장을 위한 별도의 디자인과 장식 사용으로 가격을 낮춰 시중보다 절반 정도 가격에 구입이 가능해지자 40 50대 중년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두타, 밀리오레, 프레야타운 등 쇼핑몰에 확산되고 있는 수입 멀티숍은 나이키, 리바이스, 카파 등의 수입 브랜드 상품과 '닛폰필'이라 통칭하는 일본풍의 마니아 성격이 강한 상품을 판매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따라 아이템 및 브랜드를 변화시키며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마니아 성격이 강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대문 커뮤니티 사이트 동타닷컴 신용남 사장은 "수입 브랜드 판매 시장이 꾸준히 확장될 것"이라면서 "시장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효과가 있고 기존 상인들의 상품 기획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경기 불황 타개책으로 해외 진출도 시도되고 있다. 국내 인건비 및 땅값 상승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중국에 공장을 차려 원가를 낮추

고 있다.

지난 6년간 중국을 오가며 거래해왔다는 상인 김대업씨는 3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쇼핑몰에 매장을 열었다. "중국의 인구는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라며 "우리나라와 물가가 다른 중국 내 가격 선정이 중요한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윤수 기자 birdy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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