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비례 딛고 도당위원장…18대 총선때 일산서 지역구 도전

정치 생존력 경쟁력 탁월…인내와 자기관리로 정치판 버텨내

남북경협 발의 법안 6월 시행 '뿌듯'…보육 경제 주요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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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당대회에서 함께 승리를 일구어낸 보좌진과 함께

"이변이라기보다는 '초과' 성공이다. 원래는 도당 여성위원장직을 희망했었다"

이번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초선, 그것도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고 평가되는 김현미 신임 경기도당 위원장의 일성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정당에 뿌리를 내리고 커온 여성이 극히 드문 현실에서 정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학력 전문직 여성 1세대인 데다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실험을 거쳐 18대를 향해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길을 명확히 준비하는 코스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4월 4일 오후 1시간 여에 걸친 그와의 인터뷰다.

-도당 위원장 선출 당시 전당대회 최대 파란이라고 떠들썩했었다. 유시민 의원 발언의 역풍 덕이라든지, 이종걸 이석현 의원의 상대 배제투표 전략으로 예상 외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당사자의 승리 요인 분석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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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당대회장에서 경기도 당원들의 환호성이 일자 당내 어른들이 '거저 된 줄 알았더니…'라고 농담을 하시더라(웃음). 물론 외부의 평가도 어느 정도 맞지만 부대변인, 대변인 5년 여 세월 동안 최전선에서 한나라당과 싸우며 신뢰와 친밀감을 쌓아온 데다가 평민당 시절부터 알아온 대선배들이 막판에 정말 적극 도와주셨다. 어디로 가서 누구한테 연락하라는 등 할아버지 팬클럽을 방불케 했다.

-도당 위원장 선출이 정치인 김현미에게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지역구가 없기에 도당 일에 올인할 수 있다는 것이 대의원들에게 나름대로 어필했을 것 같다. 또 나로선 18대 총선 지역구 출마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일산에서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김영선 의원과 함께 출마할 것이기에 벌써부터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18대 총선 빅 게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성들은 새로운 정치문화에 상대적으로 강하기에 일산처럼 3040세대가 주축인 수도권 출마가 더 유리하다고 본다.

반면, 도당 위원장이라는 중책 때문에 6월 대정부 질의 때 보육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보자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 농어촌, 영유아, 장애아 보육시설 등 취약 보육시설을 보완하고, 나인 투 파이브 사이클을 넘어서는 직장 여성들의 현실에 맞춘 보육시설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는데…'정치'라는 직업 때문에 두 아들을 어린이집에 하루 종일 맡겨놓고 가장 늦게 데려가던 엄마로서의 경험이 있기에 보육문제는 내게 더욱 더 절실하다"

-17대 국회 생활 1년이 다 돼간다. 국감NGO모니터단의 첫 국감 평가에서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계신데, 그동안의 활동에서 보람찬 일과 추진하고 싶은 일을 꼽는다면.

"우선, 싸움을 진짜 많이 하긴 했지만 남북경협 사업자에 대해선 출자총액제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켜 6월부터 시행하게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DJ 밑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한반도 통일을 이미 우리 내부에서부터 준비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10여 년간 감사 무풍지대 속에 불법 수의계약을 일삼았던 재향군인회의 비리를 밝혀낸 것은 우리 사회 보수 세력의 누적된 문제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남은 임기 동안엔 은행 수수료 문제, 보험 문제, 그리고 사채 관련 대부입법을 개정해 양성화함으로써 서민 피해를 줄이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여성위 위원으로 최근 발생한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 화재 사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 것 같은데.

"무엇보다 언론의 무책임성과 이중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9월 성매매방지법 시행 당시엔 성매매 단속에 대해 좌 우파 논쟁에 경제논리까지 언론이 앞장서서 들이대지 않았던가.

이런 직 간접 언론 압력이 성매매 단속을 느슨하게 한 데 일부 책임이 있는데, 화재 사건 이후론 정부는 도대체 뭐하고 있었나, 식으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정치문화 개혁과 관련해 요즘 언론의 태도를 어떻게 보나.

참여정부 이후 언론이 많이 변해 정부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정보도 많이 공유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나로선 매체 다양화와 온라인 매체 활성화 때문에 기존 언론의 활로가 오히려 걱정이 된다. 또 정치 기사가 꼬투리를 풀어나가는 가십성 기사로 전체 흐름을 읽지 못하고 말초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본질보다는 비본질에 집중할 수는 없지 않은가"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참여정부 초기 이목을 집중시켰던, 의원님을 포함한 386 정치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런 저런 일에 매여 주저하기보다는 툭툭 털고 나가는 추진력이 강한 분이다. 또 나이를 초월해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당시로선 처음엔 대통령의 조치가 이해가 안 됐지만, 지나고 보니 예지 능력과 트렌드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뛰어난 분이다. 21세기엔 정부도 바꾼다는 대담한 발상으로 새로운 정치문화 바람을 몰고 왔고, 이젠 이것이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지 않았는가.

386 정치인? 386세대는 조직운동 첫 세대로 현장경험을 통해 이상주의보다는 대중주의 노선을 취했던, 어찌 보면 보수적이고 현실적인 세대다. 기회주의자란 비판도 받지만, 사실 386은 어떤 면에선 아무 죄가 없다. 오히려 그 위 세대라면 모를까…"

-남편과 두 아들에게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족으로부터 '포기'라는 지원을 받고 있다(웃음). 너무 미안하다…정당 생활을 하며 만난 애들 아빠는 지금은 정치와는 무관한 길을 가고 있지만, 정치적 판단감각과 균형 잡힌 사고의 소유자다. 내겐 훌륭한 조언자다"

-정당에서 정치인생을 시작하고 싶은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DJ는 일찍이 서울대 정외과 교수와 정당인이 동시에 국회의원이 된 후 6개월 후면 정당인이 압도적으로 앞선다고 하셨다. 정당인은 현실에 발 딛고 고민하지만, 외부 인사는 현실 고민 훈련이 돼있지 않다.

정당에서 크려는 후배들에게 대략 세 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첫째, 정당은 회사처럼 업무달성 목표가 있는 곳은 아니기에 열심히 하려면 끝도 없고 안 하려면 안 하고도 버틸 수 있는 곳이다. 단, 후자의 경우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

둘째, 사회 모든 분야와 관련된 책들을 다독하고, 신문을 많이 읽으며,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 그래야 여론의 흐름을 꿰뚫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잘 참아내야 한다. 지방선거나 총선 등 정치적 사건이 없을 경우 지루한 세월을 견뎌내야 하고, 그만큼 평상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대학(연세대 정외과) 졸업 후 87년 평화민주당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김현미 의원은 당 간판이 민주당,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그리고 열린우리당으로 변화를 거듭한 18년 세월을 한결같이 한 맥을 잡고 버텨왔다.

그 과정에서 국회 여성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던 이우정 의원의 비서관으로, 조순 서울시장 후보의 여성정책 전문위원, 청와대 국내언론 비서관, 당 대변인 등으로 활동해왔다. 때론 월급도 받지 못하고, 때론 만삭의 몸으로 큰 아이의 고사리 손을 붙잡고 빗발치는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야당 당직자로서 고달픈 삶을 살았던 당시 그의 비전은 '영화'가 아니라 오로지 '정권교체'였다고 한다.

"정치판에 오래 있었기에 사람들의 흥망성쇠를 너무나 많이 목도했다"는 그는 그렇기에 "도당 위원장이 됐다고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순간 내 앞날에 새로운 장애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글=박이은경 편집국장pleun@

사진=이기태 기자 lee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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